기재위 소위 구성 논의 40분만에 파행

기사내용 요약
與 "관례상 여당이 조세소위 맡아야"
野 "견제는 어떻게 하나, 여당이 양보해야"
하반기 국회 시작 후 4개월째 소위 구성 문제로 대치

[서울=뉴시스]강주희 하지현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9일 소위원회 구성 문제로 파행됐다. 여야간 이견으로 소위원장 선임이 4개월째 표류하면서 세법개정안 등 각종 민생법안들도 줄줄이 발목이 잡혔다.

기재위는 이날 오후 2시 20분 전체회의를 열고 '소위원회 구성의 건'을 상정했지만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개의 40분 만에 정회했다.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제1소위인 조세소위원회(조세소위)와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예산소위)를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이 맡아야 한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제1소위를 야당에서 가져야 한다고 해서 당연히 예결소위는 저에게 주는 것으로 생각했더니, 뜻밖에도 관례상 여당이 제1소위와 예결소위를 함께 가져가는 관례라고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신 의원은 "국정운영에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이 여당답게 야당을 포용하고 지금까지 서로 얽혀있던 매듭을 풀려는 배려와 노력이 필요한데 굉장히 당혹스럽다"며 "법안심의와 예산심의에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예결소위는 당연히 여당이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6대 이후 계속해서 여당이 예결소위 위원장을 맡았고, 기재위 수석전문위원과 행정실장이 관련 사항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간 공방도 벌어졌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류 의원에게 "여당일 때 맡았다고 얘기하시는데 다수당 일 때 맡는 것"이라며 "위원장이 여당인데 세금 관련해 저희가 견제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양보보다는 나누는 것"이라며 "여당이면 여당 답게 가야한다. 민주당은 다수당이고 숫자가 꽤 많다"고 류 의원을 압박했다.

그러자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소위원장 배분을 법으로 일일이 정할 수 없고 국회는 관례에 따라서 위원장 배분을 하는 게 맞다"며 "여당이 조세위원장을 맡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에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과거 관례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야당이 다수당으로 조세소위 맡겠다 그러면 위원장과 여당 측 간사가 깊이 생각하셔야 한다. 양보하셔야 한다고 본다"고 여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박대출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을 향해 "협상할 때까지 날을 새던지 원내 지도부 간 논의를 하든 빨리 잡아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절차에 맞을 하다"며 "오늘이라도 하루 종일이라도 협상하라"고 요구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역시 "정기국회가 막바지를 향해 간다라고 얘기를 해도 모자랄만큼 이 순간까지 소위를 구성하고 있지 못한 것이 비교섭단체 위원으로서는 너무나 속이 타는 상황"이라며 "오늘 중에 밤을 새워서라도 소위 구성을 어떻게 하실 건지 결론내달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길어지자 박대출 위원장은 "기재위가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소위 구성 문제로 이렇게 발목이 잡혀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간사들과 더욱더 머리를 맞대서 조속히 결론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오후 3시 정회를 선포했다.

통상 전·후반기 국회 구성 직후 각 상임위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법안을 논의하지만 기재위는 지난 7월 하반기 국회 시작 이후 4개월째 소위(조세소위, 경제재정소위, 예결소위)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중 세금을 다루는 조세소위는 핵심 소위다.

4개월째 소위가 문을 열지 않으면서 부작용은 곳곳에서 발생했다. 지난 8월 종합부동산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소위를 거치지 않고 전체회의에 바로 상정됐다. 2021회계연도 결산안 역시 소위 없이 지난 9월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이 여야가 1년씩 조세소위원장을 번갈아 맡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국민의힘이 거부하면서 소위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장기화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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