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쏜 NLL 낙탄 조사해보니 '지대공'…러는 '공공시설'에 쐈다

김지훈 기자 2022. 11. 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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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당초 군 당국의 발표와 같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지대공 미사일인 SA-5인 것으로 9일 판명됐다.

북한이 공중으로 솟구쳐 표적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을 포물선 궤적을 높이 그리다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처럼 변칙 활용한 것이다.

군 당국자는 "현재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제원을 보여주는 것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탐지 내용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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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국방부가 9일 오전 국방부 청사 앞에서 공개한 북한의 NLL(북방한계선) 이남 낙탄 탄도미사일 잔해물. /사진=김지훈 기자 lhshy@mt.co.kr


북한이 지난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당초 군 당국의 발표와 같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지대공 미사일인 SA-5인 것으로 9일 판명됐다. 북한이 공중으로 솟구쳐 표적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을 포물선 궤적을 높이 그리다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처럼 변칙 활용한 것이다.

이런 '변칙 활용'의 배경을 두고 관측이 분분하다. 러시아군의 경우 지난달 지대공 미사일인 S-300 12발을 우크리나 자포리자 일대의 공공시설에 투하해 우크라이나 측 사망자가 1명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맞다면 타격 수단이 일시적으로 바닥난 러시아군이 타격 정밀도가 떨어지더라도 S-300을 상대 지역믈 무차별 공격하는 데 동원했다는 의미가 된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은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에서 북한이 지난 2일 도발한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하였으며, 이후 관계기관 합동으로 정밀분석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울릉도에 사상 처음 공습경보가 울리게 만들었던 길이 10m 미사일 동체 중 뒷부분 약 3m 가량에 해당하는 부위로 4개의 주날개(폭 약 0.8m), 액체 연료통, 엔진, 노즐의 일부였다. 잔해물 표면에는 러시아어로도 '운반' 분해' '트레일러 수송 지지대' 등 부위 명칭이나 지시 내용을 가리키는 표현들과 함께 'N H2837625' 'N25'라는 시리얼 번호가 표시돼 있다.

국방부가 9일 배포한 북한의 NLL(북방한계선) 이남 낙탄 탄도미사일 관련 참고사진. /사진제공=국방부

군 당국자는 "현재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제원을 보여주는 것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탐지 내용을 재확인했다.

군 당국이 관측한 해당 미사일은 정점 고도 약 100㎞로 190㎞가량을 날아와 속초 동쪽 57㎞ 해상에 떨어졌다. 지대공으로 쐈을 경우 교전 거리는 고도 40km 이내로 이번 미사일은 이보다 높은 고도까지 치솟았다가 땅으로 떨어진 것이다. 통상적인 지대공 방식으로 발사할 경우에는 목표물을 요격하지 못할 시에 공중에서 자동 폭발하는 기능이 갖춰진 미사일이다.

국방부가 9일 배포한 북한의 NLL(북방한계선) 이남 낙탄 탄도미사일 잔해물. 잔해물 동체 부위에는 러시아어 표기(사진 속 붉은 박스 표시)만 있었다. /사진제공=국방부

SA-5를 지대지미사일처럼 쏠 경우 최대 300㎞ 거리까지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표적까지 레이더 유도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정확도는 떨어진다. 국방부 소속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이 미사일은 북한의 신형 SRBM(단거리탄도미사일)과 비교해 정확도가 떨어지며, 궤적도 우리 군의 요격체계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북한이 우리 군의 감시·탐지체계를 교란하려 했다거나 무력 시위용 미사일 재고가 바닥났다는 등 해석이 분분하다. 1960년대 옛소련에서 개발돼 도태 단계에 접어든 '구시대 유물'까지 꺼내든 것은 최근 실시된 한미 공중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할 수단이 뾰족하지 않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자체 개발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없는 북한이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대응해 허공에 표적도 없이 쏜 것"이라며 "허공에 표적이 없었기에 탄도 궤적을 그렸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달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는 러시아군이 S-300 12발로 자포리자를 타격해 화재가 발생하고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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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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