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당구천업체 프로라젝스 “라사지는 당구 공 잘 구르는게 최고죠”

황국성 2022. 11. 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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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용품] 심상학 대표 “3월 시판이후 시장반응 기대 이상”
‘당구장가구 대명사’ SP가구와 70년 전통 킹텍스 합작
섬유업계서 40년 한우물…“축적된 기술 쏟아붓겠다”
당구장에 샘플 주며 ‘바닥영업’ 추가주문으로 이어져
프로라젝스 심상학 대표는 “40년 가까이 섬유계통에 몸 담으며 터득한 노하우를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SP가구(대표 정종명)는 국내 당구장가구의 대명사다. 당구장에서 흔히 보는 큐거치대, 주판알, 의자, 큐가방보관장, 등박스 등 당구장에서 사용하는 가구 일체를 생산한다. 킹텍스(KING TEX)는 70년 전통의 섬유업체다.

올해 초 이 두 회사가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다. 당구천(라사지)을 생산하는 프로 라젝스(PRO RAXEX)다. 성장 정체상태에 놓여 신규 사업이 필요한 SP가구와 뛰어난 섬유기술을 보유한 킹텍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프로 라젝스 대표는 킹텍스 총판 출신으로 40년 넘게 섬유업에 종사해온 심상학 대표가 맡았다. 심 대표는 “오랜 기간 섬유업종 한 우물을 파다보니 천에 관해서는 박사가 됐다”며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쏟아부어 최고품질의 라사지(당구천)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SP가구 자본력과 킹텍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초 선보인 프로라젝스 라사지가 초기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첫 출시한 3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약 8개월 동안 1300벌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

프로 라젝스는 우선 국내시장에서 인정받은 다음, 차차 외국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기도 포천 SP가구내 에 있는 프로 라젝스 연구개발실에서 심 대표를 만났다.

심상학 대표가 경기도 포천 프로라젝스 연구개발실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신생업체인데 회사를 소개해달라.

=프로 라젝스는 국내 대표적인 당구장가구업체 SP가구와 70여년 전통의 직조업체 킹텍스가 손잡고 만든 대대전용 라사지 업체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시제품을 생산했고, 올 3월 시판하기 시작했다.

▲라사지 시장에 뛰어든 배경은.

=당구장가구 시장이 정체됨에 따라 SP가구로서는 사업다각화 필요성이 제기됐고, 신사업으로 라사지 사업을 낙점했다. 몇 년 전부터 대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도 감안했다.

▲섬유업종에서 오래 종사했다고.

라사지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실을 감는 공정. 이 작업은 충북 청주 프로라젝스 생산공장 내 ‘와인더실’에서 이루어진다. (사진=프로라젝스 제공)
=35년 넘게 섬유업계에서 일했다. 총판을 맡았던 킹텍스뿐 아니라 그 외 여러 상사에서 양복지, 교복지, 관복지 등 여러 섬유를 다뤘다. 특히 라사지는 그 습성이 양복지와 흡사하다. 때문에 라사지에 중요한 섬유설계를 비롯, 생산과 가공, 판매 등 섬유관련 관련 대부분의 분야를 마스터하게 됐다. 섬유를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
초기엔 시행착오도…8개월만에 1300벌 판매
국내서 먼저 인정받고 차차 유럽 수출도 추진

▲3월부터 시판했는데 시장 반응은 어떤가.

=기대 이상이다. 첫 시판한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약 1300벌 이상을 판매했고, 주문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 동안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는데 입소문을 타고 거둔 성과다. 출시 초기 당구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샘플을 한 벌 제공하고 우리 제품을 체험하게 하는 식으로 영업했는데, 반응이 좋아 추가주문이 오는 경우가 많다.

▲프로 라젝스 라사지만의 장점을 꼽자면.

=공이 잘 구른다. 다소 추상적인 답변이나, 라사지라면 역시 공이 잘 구르는게 최고다. 이 부문에선 프로 라젝스가 최고라 자신한다. 라사지 생산 모든 공정을 우리 공장 한곳에서 해결하는 것도 장점이다.

직조기계를 통해 베를 짜는 모습. 라사지 생산을 위한 초기 공정이다. (사진=프로라젝스 제공)
▲공을 잘 구르게 하기 위한 차별화한 가공법이 있나.

=가공과정 중 ‘정포’라는 단계가 있다. 쉽게 말해 ‘검수’라 생각하면 되는데, 이는 완성단계의 라사지를 최대한 매끄럽게 만드는 작업이다. 라사지를 생산하다 보면 원단에 자잘한 올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무리 작은 올이라도 돌출돼 있다면 공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올들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보통 힘든 게 아니다. 네 명이 달라붙어 이 올들을 핀셋으로 하나하나 뽑아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뽑지 않으면 구멍이 나 원단을 못쓰게 된다. 더욱이 이 작업은 라사지 양면 모두에 해야 한다. 프로 라젝스는 특히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 세 명을 영입해 한 차례 더 꼼꼼히 검수를 거쳐 더욱 매끈하고 깔끔한 완성품을 만들어낸다.

▲전체적인 생산과정이 궁금하다.

=크게 방적-제직-모소-정포 4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수입한 양모(울)에서 실을 만드는 ‘방적’작업 이후 ‘제직’ 과정을 통해 실을 교차해 천을 만든다. 이후 원단의 털을 깎아 가공하는 ‘모소’, 검수하는 ‘정포’ 등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여기에 두 개의 가공공정을 추가해 완성도를 높인다. 라사지는 가공공정 자체가 노하우이기 때문에 세세하게 밝히기는 어렵다.

▲시행착오도 많았을텐데.

=라사지 사업 자체가 위험부담이 크다. 앞서 공정과정이 크게 4단계라고 했으나, 세분화하면 약 14~15공정을 거쳐야할 정도로 생산과정이 까다롭다. 라사지는 원단이 두껍기 때문에 기계 마모도 심하다. 그 만큼 실패율도 높다. 뿐만 아니다. 원단 자체도 워낙 민감해 공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세세한 설계가 필요하다. 철저한 분석과 설계, 그리고 오차 없는 공정을 거쳐야 완벽한 제품이 나온다. 첫 출시 때 시행착오를 거쳤으나, 지금은 이를 철저히 보완한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베를 짜는 공정 등이 이뤄지는 청주 프로라젝스 생산공장의 제작실. (사진=프로라젝스 제공)
▲현재 시판 중인 제품은.

=‘프로라젝스’ 모델 하나다. 색상은 블랙-블루-스카이블루 3종이다. 앞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며 상위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외국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현재 국내 라사지 시장은 외국 브랜드가 제패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금 우리 기술력에 더욱 살을 붙여 나간다면 시장에서 두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일단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차차 유럽시장에도 수출하려고 한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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