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홍원기가 제시한 단기전 운영 매뉴얼

강산 기자 2022. 11. 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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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인 포스트시즌(PS)에선 매 경기가 살얼음판 승부다.

1승과 1패로 시즌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기에 팀당 144경기 체제인 정규시즌과는 운영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정찬헌이 등판한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이승호가 나선 KS 4차전을 제외하면 안우진-에릭 요키시-타일러 애플러의 3명으로 PS 15경기 중 13경기를 치렀다.

정규시즌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홍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PS 내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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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홍원기 감독. 스포츠동아DB
단기전인 포스트시즌(PS)에선 매 경기가 살얼음판 승부다. 1승과 1패로 시즌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기에 팀당 144경기 체제인 정규시즌과는 운영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 간격을 최소화하는 것도 사령탑의 몫이지만, 무작정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SSG 랜더스를 상대로 한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2승4패로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소위 ‘오늘만 사는’ 야구를 실천으로 옮기며 큰 박수를 받았다. 정찬헌이 등판한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이승호가 나선 KS 4차전을 제외하면 안우진-에릭 요키시-타일러 애플러의 3명으로 PS 15경기 중 13경기를 치렀다. PO부터는 기존의 선발자원인 정찬헌과 한현희를 아예 엔트리에서 뺐다.

이에 따른 우려도 컸지만, 홍 감독은 당장의 1승이 최우선인 가을야구에서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쳤다. 정규시즌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홍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PS 내내 주목받았다. 기존 선발자원 최원태는 불펜 필승조로 나섰고, 사이드암 양현과 김동혁, 좌완 김재웅 등 여러 유형의 투수들로 최적의 조합을 구축했다. 상대팀으로 하여금 선발투수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게 한 효과도 있었다. 객관적 전력의 열세를 극복한 방법이었다.

스포츠동아DB
마운드 운용에서 선발~필승조~마무리의 정형화된 형태가 아닌, 승부처를 버텨내기 위한 전략을 택했다. 타선에도 과감하게 변화를 주며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PS 내내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김혜성과 김준완 기용의 실패를 인정하고, 전병우와 임지열을 상위타순에 배치한 용병술도 빛났다.

홍 감독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12년간 히어로즈에서만 코치생활을 하며 김시진~염경엽~장정석~손혁 감독까지 4명의 사령탑과 함께했다. 이 기간 습득한 노하우를 그대로 단기전에 투영했다. 스토리와 스릴이 가득했던 시리즈에서 단기전 운영의 매뉴얼을 제시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9일 3년 총액 14억 원의 재계약 성공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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