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언 왜곡” EU대사 유감 표명하자…김의겸 “심심한 사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이 9일 전날 이재명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의 비공개 면담 내용을 전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즈 대사가 “왜곡돼 유감”이라고 외교부에 밝힌 지 하루만이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 뉴시스

김 대변인은 9일 민주당 홈페이지를 통해 “어제, 국회에서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공개면담이 있었다“라며 “이 자리에서 주한 EU대사와 이재명 대표는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보를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러나 비공개면담 후, 브리핑 과정에서 EU대사께서 말씀하신 내용과 다르게 인용을 했다. 이 대화 중에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는 없었다”며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변인은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EU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윤석열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EU대사가 2005년부터 쭉 한국에서 일하고 지켜봐 왔는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되어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즈 EU 대사는 8일 밤 외교부를 통해 “왜곡돼 유감”이라는 뜻을 전했다. 외교부는 “페르난데즈 대사와 이 대표가 만난 후 김 대변인이 기자단에 백브리핑한 내용 중 오해가 있었다”며 “페르난데즈 대사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문자 메시지에서 “내 발언이 언론에서 잘못 인용되고 왜곡돼 유감”이라며 “잘 아시겠지만 그런 의미나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목표가 음모론의 세계화인가”라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입맛 열면 거짓말, 김 대변인의 거짓말이 이번에는 외교참사”라며 “EU대사와 이 대표와의 비공개 회담 발언을 멋대로 꾸며내 공식항의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