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시벨' 김래원 "앞만 보다가 이제 옆 보이기 시작…실눈 떠졌다"(종합) [N인터뷰]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김래원(41)이 영화 '데시벨'로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와, 제복을 입고 테러를 막기 위해 하루종일 고군분투하는 해군 부함장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전한 김래원은 이번 영화를 통해 달라진 연기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래원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데시벨'(감독 황인호) 인터뷰를 진행하고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데시벨'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다. 김래원은 극중 전직 해군 부함장 역할을 맡아 소음 반응 폭탄을 찾아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그는 "'데시벨'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라며 "그래도 글로 읽었을 때 재미와 영상화가 됐을 땐 완전 다르기도 했고, 책이 너무 재밌어서 하게 됐는데 막상 찍으면서는 막연하기도 했다"라고 촬영 초반을 회상했다. 이어 "인물로 따지면 사실 무겁고 멋있기만 해서 더 진정성 있게, 과장되지 않게, 리얼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라며 "특히 디테일하게 하려고 명확한 표현보다는 관객분들도 예상하지 못하게, 영화를 같이 보면서 스며들 수 있게, 그런 부분에서 반전을 주려고 감독님과 신경 써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담아냈다. 이에 김래원은 해군 제복 하나만 입고 테러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는 "아무래도 제복을 입고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았는데,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이라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얘기하셨던 거다"라며 "(촬영이) 여름이었는데 두툼한 옷도 만들고, 액션하기에 편한 사이즈가 큰 옷,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제복 비주얼에 대해 좋은 반응이 나온 것을 언급하자, "그 반응들을 보고 핏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당시 의상팀이 워낙 디테일하게 피티을 여러 차례 하길래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생각했는데,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의상팀에선 봤을 때 핏을 얘기하는데, 저는 액션하기 좋고 연기하기 좋은 옷이 중요하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김래원은 '데시벨'에서 대역 없이 액션 신을 소화하며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펼쳤다. 이에 손이 찢어지는 등 작은 부상도 있었지만, 이는 감정이 담긴 액션을 위함이었다고 했다.
"사실 최근엔 액션을 하는 것보다 대역 해주시는 전문가가 해주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제작진도 이부분 액션은 위험하기도 하고, 훨씬 효과적으로 촬영하려고 하면 그래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현장에서 막상 연기를 하다 보면 액션팀에서 대역을 하면 액션이 더 화려해질 수 있지만, 감정을 갖고 액션을 하는 신들이 많기 때문에 작은 동작 하나에 감정이 달라 보일 수 있어서 현장에선 최선의 선택을 하는 거다. 다소 화려함이 부족하고 투박하더라도 제가 하는 게 훨씬 낫다는 판단 하에 직접 하게 됐다."
어려웠던 액션 신으로는 수중 촬영 신을 꼽으며 "수중 촬영을 전문으로 하시는 정말 유명한 분이 오셔서 촬영했는데, 수중 촬여 이틀째 끝나고 나서 제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조금만 쉬자고 하니까 '왜 이제서야 말하냐'고 하더라, 저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라며 "사실 스태프 분들이 다 그하고 계시는데 제가 그 상황에 힘들다는 얘기를 못했고, 상황에 집중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워터파크도 처음 들어가봤는데 파도가 있어서 멀미가 심하더라"며 "물의 깊이도 있고. 다행히 제가 스쿠버 다이밍 경험도 많아서 그나마 수월하게 했다"고 밝혔다.
폭탄 설계자 역을 맡은 이종석과 연기 호흡에 대해 회상하기도 했다. 김래원은 "종석이와는 둘이 호흡하는 신들도 있어서 얘기를 많이 했다"라며 "종석이도 (이 현장에서) 조금 달랐던 게 본인이 먼저 마음을 열고 막 물어보더라, '이건 어떤 것 같나요'라고 묻길래, '네가 잘하는데 어떠냐, 감독님도 오케이 했는데, 그래도 한번 더 해볼 의향이 있냐'라고 해주면, 종석이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을까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내 얘긴 정답이 아니지만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떠냐'라고 하기도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제가 선배라고 해서 동료나 후배들에게 연기적으로 얘기하는 건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그래서 돌려서 얘기했는데 정말 그 친구가 유연한 게 그걸 잘 반영해서 표현했더라, 종석이가 본인식으로 흡수해서 표현하는 그 여유와 유연성이 대단했고 정말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종석이가 물론 저를 잘 믿어준 부분도 있다"라고 밝혀 훈훈함을 안겼다.
김래원은 '데시벨'에서 스토리를 위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릭터 중심으로 연기를 하느냐, 스토리를 위한 연기를 하느냐 생각해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를 위해서 연기를 했고, 그게 더 중점이 됐다"라며 "돌이켜 보면, 내가 맡은 역할의 인물이 빛나게 하기 위해서 하는 연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 비중이 바뀐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후배들, 동료들이 연기하는 것도 다 보이기 시작하고 영화 흐름 속에서 전체적인 호흡, 비중과 밸런스 부분도 보이더라, 그래서 현장에서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능숙하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한석규에 조언을 얻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일주일 전 즈음에 한석규 선배님과 통화했는데 저보고 '넌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연습이었다'라고 하시더라, 그 얘길 듣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고, '아 그런가? 좀 더 열심히 해볼까?'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저도 (데뷔)한지 오래되다 보니까 타협도 하게 되고, 물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전 좀 완벽주의자적 성향이 있어서 욕심도 있는 편이라 다시 한번 뜨거워져야 하는 건가, 불타올라야 하는 건가 생각도 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는 "그렇다고 완전히 눈을 뜬 건 아니고, 살짝 실눈이 떠진 정도다, 앞만 보다가 이제 옆이 보이기 시작해서 아직은 미숙하다"라며 "대선배님들,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 정말 많이 계시는데 이제 조금 보인다고 다가 아니고 보이면 해야 하는데 그게 또 제 능력치 밖일 수가 있다, 그런데 한(석규) 선배가 그릇이 크다고 얘기해주신 거고 그래서 좀 더 욕심내도 되는 건가 적절한 때에 저를 자극해줬다"라고 부연했다.
김래원은 '데시벨' 개봉과 함께 오는 12일 처음 방송되는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공개도 앞두고 있다. 그는 "드라마 곧 나오는데 저는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라며 "양쪽으로 홍보 효과도 있지 않겠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데시벨'이 잘 됐으면 좋겠다, 고생한 만큼 결과믈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전했다.
'데시벨'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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