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새서라도"…'기재위 주도권' 쟁탈전에 일부 의원들 쓴소리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저도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오늘이라도, 하루 종일이라도 협상해야 합니다. 날을 새시든지요."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재위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상정했으나 정작 검토와 대체 토론 등 정상적인 심의는 진행하지 못했다. 기재위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서 예산안에 대한 제안설명만 들은 후 정회했다.
여야가 소위 구성을 못하면서다. 당초 여야는 수개월째 기재위 1소위인 조세소위 위원장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민주당은 다수당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반복했다. 조세소위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안 등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심의하는 곳으로 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야 모두 위원장직에 눈독을 들였다.
국민의힘은 민간과 시장 중심의 경제 기조로 정책 전환을 강조하며 새 정부의 첫 번째 경제팀에 힘을 실어달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안과 주식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폐지 등을 '부자감세'로 규정하고 일찌감치 당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수개월에 걸친 여야 신경전 끝에 조세소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하되 국민의힘이 먼저 맡는 것으로 정리가 되는 듯 했으나 이번엔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장 자리가 논쟁거리가 됐다. 민주당은 조세소위원장을 양보했다며 예결소위원장을 맡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국회 전통과 관행대로 여당이 해야 한다고 맞섰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1소위를 여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예결소위는 저희에게 주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여당이 1소위와 예결소위를 함께 하는 게 관례라고 하셨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아 사실 지난주부터 원내대표단에게 일정 부분 위임을 했다. 1년씩 교대로 하는 안을 같이 협의했고 여당이 먼저 하시라 양보한 상황"이라며 "국정 운영의 책임을 가진 여당이 여당답게 야당을 포용하고 얽힌 매듭을 풀려는 배려와 노력이 필요한데 당혹스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조세소위 논의는 끝났다. 지금 논의되는 것은 예결소위를 '1+1'(1년씩 교대로)로 할 것인가. 전체 다 할 것인가, 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며 "예결소위와 관련 당연히 여당이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맞섰다.
이어 "그제 예결소위를 구성하자고 사실상 합의를 했다.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게 관례이고 그렇게 하겠다고 하니 (신 의원이) 깜짝 놀라면서 다른 말씀을 하시길래 저도 깜짝 놀랐다"며 "그럼 국민의힘이 양보해서 조세소위는 국민의힘이, 경제재정소위는 민주당이, 예결소위는 먼저 민주당이 1년 맡는 안을 최종 제안한 상태"라고 했다.
소위 공백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데 대한 일부 의원들의 반성과 질타의 목소리도 높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등유값 폭등에 따른 올겨울 취약계층 우려를 언급하며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한다. 그럴려면 회의를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로 트러블(문제)이 있으면 중간에서 만나는 게 제일 원만하고 합리적이라고 들었다"며 "예결소위를 어떻게 하느냐가 (쟁점인데) 사실 민주당이 반대하면 만드나 마나 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전통이든 관행이든 의사 진행의 효율성이든 고려해서 서로 원만하게 타협해야 한다"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양당 간사와 위원장이 빨리 결론을 내달라. 그래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며 "위원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시라. 원내지도부와 상의해서 빨리 결론을 낼 수 있지 않나"라고 촉구했다.
한 의원은 "다시 소위 구성의 건을 가지고 여기서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한다. 오늘 토론하는 것을 보니 결론이 안 날 듯 하다"며 "소위 구성도 안 하고 안건을 상정해놓고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원내지도부와 논의하든 양당 간사와 하든 빨리 하는 게 절차가 맞다"고 했다.
박대출 위원장 역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시대에 소임을 다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위원장으로서 국민한테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생활에 고통을 줄 정도로 물가와 금리, 환율이 치솟는 상황이다. 기재위가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소위 구성 문제로 발목이 잡혀 안타깝다"며 "한병도 의원 말처럼 두 분 간사와 조속히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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