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개미취·더덕·도라지에 이런 효능이"...코로나 바이러스 억제 효과

IBS, 사포닌 계열 성분 항바이러스 효과 규명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도 감염 억제

IBS는 벌개미취와 더덕이 코로나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세포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사진 벌개미취

더덕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벌개미취(고려쑥부쟁이)와 더덕이 코로나 바이러스 침입를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생명과학 연구클러스터 이창준 소장 연구팀은 벌개미취에 함유된 '아스터사포닌 I'과 더덕에 함유된 '란세마사이드 A 사포닌'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입을 막아 감염을 억제하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벌개미취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식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반도 고유식물이다. 더덕은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식물로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생한다.

연구팀은 생물안전 2등급 연구시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모델을 만들어 아스터사포닌 I과 란세마사이드 A를 처리해 바이러스 세포 침입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두 사포닌 모두 약물의 생물학적 기능 억제 효능을 나타내는 IC50값(특정 생물학적·생화학적 기능을 50% 억제하는데 필요한 약물의 농도)이 2μM(마이크로몰) 수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세포 침입 경로를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또 살아 있는 감염성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고, 초기 코로나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등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서도 거의 동일한 효율로 감염을 억제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세포막이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아스터사포닌 I과 란세마사이드 A는 중앙부를 세포막 안으로 받아 들이고, 한쪽에 길게 붙어있는 당 부위가 세포막 밖으로 돌출되면, 돌출된 부분이 코로나바이러스 외피막과의 막융합을 가로막는다. 막 융합 저해물질이 바이러스와 세포 수용체의 결합력에 상관없이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음을 세포 실험을 통해 보여준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가 나오면 임상실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준 IBS 소장은 "벌개미취, 더덕, 도라지에 포함된 사포닌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식품·생약의 주요 성분"이라며 "섭취 시 상기도의 상피세포에 고농도로 노출될 수 있어 무증상환자나 초기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항바이러스 연구(지난 10월)'와 '항균제 및 화학요법(11월)'에 각각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