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뉴질랜드산…육류 수출 60% 늘었죠"
"'홈술족'이 늘어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기간 뉴질랜드산 와인은 한국에 들어오는 전 세계 와인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뉴질랜드산 육류는 올해 6월 기준으로 최근 1년간 한국에 수출하는 양이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한국과 뉴질랜드가 수교 6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지난 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시장에서 뉴질랜드 식음료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자연적이고 고품질이면서 지속가능한 뉴질랜드 식음료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뉴질랜드 식음료 회사들도 '한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성공한다'고 여겨 한국 진출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K컬처 열풍의 영향도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대한 뉴질랜드 식음료의 수출 규모는 2015년 12월 한국·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대표적인 게 키위와 와인이다. 터너 대사는 "단계적으로 관세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뉴질랜드산 키위와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무관세를 앞두고 있는 버터, 치즈, 소고기 등도 더욱 폭발적으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키위 회사 '제스프리'는 뉴질랜드산 키위를 한국에 수출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계약 농가에서 키위를 재배해 1년 내내 한국 소비자들에게 키위를 공급한다. 매년 4월께 뉴질랜드산 키위가 들어오고, 12월께 국내에서 재배한 키위가 출하되는 식이다.
'프랑스 와인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 뉴질랜드산 와인 인기는 한국 시장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뉴질랜드는 한국의 와인 수입 10개국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산 와인 중에는 뉴질랜드 말버러 지역에서 재배한 청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 '말버러 소비뇽 블랑'이 가장 유명하다.
터너 대사는 "말버러 소비뇽 블랑 중에서는 '클라우드 베이 소비뇽 블랑'이 세련된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베이는 루이비통 모에 헤니시가 2003년 인수한 와이너리다. 클라우드 베이 소비뇽 블랑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청량하며 음료처럼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뉴질랜드 식음료가 각광받는 이유는 자연친화적이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한 지속가능성까지 갖춘 덕분이라는 게 터너 대사의 설명이다. 그는 "여기에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인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카이티아키탕가(마오리어로 '서로 돌본다'는 뜻) 정신이 깃들어 있다. 자연이 우리를 돌보는 것처럼 우리도 자연을 보전하고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자연 수호 메시지를 담은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상당한 영감을 받았고, 이후 2012년 아예 거주지를 뉴질랜드 웰링턴 인근으로 옮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마오리인은 현재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뉴질랜드산 천연 시럽, 마누카 꿀, 유단백, 킹 연어, 아보카도 등은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2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뉴질랜드 천연 시럽 시장 1위 기업 샷베버리지의 제품은 한국의 5성급 호텔 식음료 매장은 물론 스타벅스 R(리저브), 폴바셋, 커피루소 등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대부분에서 사용될 정도다. 인공 향을 쓰지 않고 헤이즐넛, 바닐라빈, 오렌지, 라임 등 자연 재료를 활용해 만든 커피 시럽과 과일 시럽 70여 종이 있다. 터너 대사는 "한국에서는 노르웨이산 연어가 잘 알려져 있지만 뉴질랜드산 킹 연어는 프리미엄 종으로 일부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뉴질랜드 대사관은 한국과 뉴질랜드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국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커피루소와 함께 기념 음료 3종을 기획해 선보였다. 샷베버리지의 뉴질랜드산 천연 시럽을 활용한 달콤한 디저트 같은 '키아오라 카웨(안녕 에스프레소)', 은은한 오렌지 향의 플랫화이트 '모레나 모와이(굿모닝 플랫화이트)', 레몬진저티를 베이스로 만든 '키아 히히코 토 라(에너지 넘치는 하루)' 등 마오리어로 이름을 붙인 음료 3가지를 11월 한 달 동안 커피루소 매장에서 판매한다.
터너 대사는 "이번 기념 음료를 통해 소비자들이 한국과 뉴질랜드 수교 6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뉴질랜드 식음료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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