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한미 안보 우선순위 정반대로 설정돼…불안정성 계속"

서울프리덤포럼서 주제발표…"한미동맹 가장 큰 과제는 북한…가장 즉각적 위협"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역내 안보를 위해 한미일 공조 강화는 필수적이며 공조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3국 안보 우선순위를 긴밀히 조율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부소장 겸 한국 석좌는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공동주최한 서울프리덤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한미일은 지역과 세계를 위해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공동선(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 석좌는 "3국 공조는 북한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을 억제하는 데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한미일 협력을 위해 한일 관계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인 윤석열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차 석좌는 3국간 안보 우선순위가 조율되지 않아 안보 불안정성이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한미 안보 우선순위는 거울처럼 정반대로 설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패널 토론에서 한미 동맹의 가장 큰 난제에 대해 "가장 큰 과제는 북한이며 이것이 가장 즉각적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미국에 가장 즉각적인 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며 북한은 '집요하고 고집스럽게 위협을 가하는 존재'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으며 오히려 대만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차 석좌의 견해다.

그는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북한 문제가 빠진 적은 없다면서도 "우려스러운 것은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작업을 촉발하는 요인이 북한의 핵실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차 석좌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확장억제력 실행 의지에 대한 한국 내 의문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상상 가능한 모든 종류의 훈련을 다 하고 있다"며 "부족한 것은 정치 역량"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얼마나 진지하게 핵 억제력을 가졌는지 보이지만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미동맹은 차기 미국 대선에서 어떤 대통령이 당선돼도 그 중요성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다음 대통령이 누가돼도 장기적 위협은 중국"이라며 "중국이 모든 분야에서 도전을 가할 것인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돼도 동맹의 가치를 인지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채택으로 한국 자동차 기업 차별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이견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질서라는 공동의 이익을 기반으로 동맹을 제도화한다면 이 동맹은 유구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iki@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