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일냈다…전기 덜 먹는 D램 만든 비결은

오찬종 2022. 11. 9. 1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업계 최초로 HKMG 신공정 도입
누설전류 막아 전력 효율성 키워
스마트폰 충전 없이 오래 사용 가능

1초 동안 5GB 영상 13개 처리해
경쟁사들과 ‘초고속 기록’도 대결
삼성과 마이크론과 ‘삼파전’ 격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모바일 D램
반도체 불황 시기를 돌파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진검승부가 격화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이 극자외선 노광장비(EUV)가 필요 없는 차세대 모바일용 반도체를 선보인 지 일주일도 안 돼, SK하이닉스가 신공정으로 전력소비를 대폭 낮춘 모델을 선보이며 공격에 나섰다. 혹독한 겨울 속에서도 선두 주자인 1위 삼성전자에 ‘초격차’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는 9일 차세대 저전력·고사양 모바일 반도체(LPDDR5X)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HKMG 공정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HKMG란 유전율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의 절연막에 사용해 누설 전류를 막는 차세대 공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적용해 이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이는 데 성공, 업계 최고의 전력사용 효율성을 확보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HKMG 공정을 서버용 D램 모델에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K 하이닉스는 이전 세대 대비 33% 빠른 8.5Gbps의 동작 속도를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1초 동안 5GB 영상 13개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최신 모델과 동등한 수준이다.

모바일용 D램으로 불리는 LPDDR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 PC 등 무선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일반 D램과 비교해 크기도 작고 전력도 더 적게 필요하다는 특징 덕분에 무선 전자기기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사용시간도 늘려준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LPDDR 역시 빠르게 발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에 주로 사용되는 저전력 D램 매출은 161억3300만 달러(약 22조19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5억9600만달러 대비 18.7% 성장했다.

이 가운데 차세대 모델급인 5세대 LPDDR5와 5.5세대 LPDDR5X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했지만 내년까지 50% 이상 점유율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저전력 D램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만 탑재됐으나 최근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등 응용처가 다양화되는 추세여서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측은 “모바일용 제품은 전력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전력소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면서 “신공정으로 속도 향상과 더불어 소비전력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자신했다.

원래 이 분야의 선두 주자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 8Gb LPDDR5 D램을 개발하며 5세대 저전력 반도체의 문을 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차세대 모델인 LPDDR5X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거쳐 지난달 세계 최초로 초당 8.5Gb의 전송 속도 신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불과 한 달 만에 삼성전자와 속도에서 같은 기록을 세우면서 기술 격차를 좁혔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SK하이닉스가 같은 최고 속도는 물론 전력 소비까지 줄여내면서 압박하고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신공정을 통해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치킨게임을 이겨낼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각오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 10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9월(2.85달러)보다 22.46%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가격인 3.71달러와 비교해도 40%가량 떨어진 수치다.

SK하이닉스 측은 “전력 효율 개선 제품은 최근 강조되는 친환경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면서 “경쟁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구매자들에게 차별화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