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납품단가연동제 이르면 10일 법안 제출…"尹정부 약자 1호 법안"
성일종 "그간 어느 정부에서도 하지 못한 법안…중기인에 큰 도움"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국민의힘은 9일 정부·중소기업 단체와 함께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주제로 한 민·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을 이르면 10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는 2008년부터 14년 이상 꾸준히 논의됐지만 시장경제 원리에 안 맞는다는 우려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며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하도급 업체들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자 제도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 후 법제화에는 신중한 접근을 취하는 중"이라며 "우리 당도 점검할 건 점검해야 하지만 더 시간을 끌 수 없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기부는 지난 9월부터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기업 30개사를 포함해 위탁기업 44개사, 수탁기업 317개사 등 총 361개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납품단가 연동제 현실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변화를 위한 두 번째 걸음은 납품대금 연동제를 법제화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호응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실천이 더해져야 현장에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선진국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계약 시스템으로 납품단가를 인상하는데 우리나라는 납품단가가 올라도 반영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소급 적용을 안 해줘서 중소기업이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불합리한 점이 많았다"며 "납품단가 연동제를 잘 실시하는 모범적 대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연동제를 하지 않고 있어 법제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소기업 36%가 수탁기업이고, 근로자 41.5%가 수탁기업에 종사해 납품단가 제값을 받는 것은 근로자의 임금인상과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소기업 10곳 중 7곳과 국민 10명 중 9명이 연동제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고, 여야도 합의한 사항인 만큼 조속한 법제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중소기업협회를 비롯해 많은 분들을 모셔서 그동안 진행돼 온 납품단가 연동제 성안된 법안을 설명드렸다. 이에 대해 아주 반가워하는 동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함께 토의한 내용을 다 정리해 내일이나 모레 중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의장은 "이 법안은 그간 어느 정부에서도 하지 못 한 법안이다. 윤석열 정부의 중소기업, 약자를 위한 제1호 법안으로 제출했다는 데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중소기업이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할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이 추후 국회에 제출할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에는 우선 납품단가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소액 계약, 단가 계약, 위탁기업이 소기업인 경우, 수·의탁 기업이 서로 연동하지 않기로 합의하면 예외사항을 두기로 했다.
다만 대기업 등 '갑'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예외사항 합의를 강요하면 이에 대해 책임을 묻고, 중기부가 직권 조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기로 했다. 또 각 기업에서 납품단가 연동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해 조정을 요청하면 중기부장관이 이를 검토해 시정 권고나 명령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외 납품단가 연동 지원본부 신설 등 연동제 확산을 위한 지원 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납품단가 연동제의 현장 안착을 위해 지방 중기청 등 소속 기관장이 직권조사, 분쟁 조정 권한을 가지도록 하는 위임 근거도 법안에 포함된다.
성 의장은 "이 법안이 내일이나 모레 정도에 국회에 제출이 되면 야당도 이와 관련한 법을 내놨기때문에 여야 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회기 내에 합의해 납품단가 연동제가 우리 중소기업인들에게 힘이 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성 의장은 이날 발표한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원총회에서도 많은 협의가 있었다"며 "당론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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