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레라] 불명예 퇴진 BNK 김지완·닻 올린 코오롱 4세 이규호·구관이 명관 LX하우시스 한명호

조슬기 기자 2022. 11. 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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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불명예 퇴진' 김지완 BNK 회장 

이번 주 C레벨 라운지 시작합니다. 

저희가 꼽은 첫 번째 인물은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입니다. 

'자녀 특혜 지원' 의혹을 받아 온 김지완 회장이 임기를 다섯 달 가량 남기고 전격 사임했습니다. 

김 회장은 최근 건강 악화와 가족 관련 의혹이 겹치자 "도덕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중도 사임 이유를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아들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된 후 금융감독원 조사까지 받자 사임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들이 대체투자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는 증권사에 투자와 대출을 진행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단 의혹이 결정타가 됐단 평이 많습니다. 

2019년 1,000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이 증권사의 BNK금융 계열사 채권 물량이 1조 원 넘게 불어난 게 단적인 예입니다. 

부당거래 의혹도 제기됐는데요.

아들이 영업이사로 있던 P2P 대부업체와 관련된 펀드에 연체가 발생하자, BNK금융 계열사들이 부당 지원했단 주장입니다. 

금감원도 진위 여부와 위법 여부를 따지기 위해 현장검사에 나서는 등 파장이 적지 않았는데요. 

잇달아 제기되는 의혹에 조직 전체가 흔들릴 조짐마저 일자 결국 회장직 사퇴 카드를 뽑았을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윱니다. 

자신의 중도 사임으로 인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질 것이란 걸 마치 예견이라도 한 걸까요? 

김 회장은 그룹 내부 통신망에 '사랑하는 BNK를 떠나며'란 제목의 글을 통해 그룹이 당면한 현재 상황을 임직원들 노력으로 극복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마지막 당부와 달리 BNK의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합니다. 

2011년 금융지주 전환 이후 내리 3명의 CEO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이란 오명을 남기게 되어섭니다. 

내부 경쟁 구도였던 차기 회장 자리도 이달 초 이사회를 거쳐 외부에 개방되면서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그룹 측은 조직 안정을 위해 권한대행 체제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이와 동시에 그룹 내부 이슈로 인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금융 본연의 역할도 차질이 없게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웅렬 장남' 이규호 사장 승진 

저희가 주목한 두 번째 인물은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신임 대표입니다. 

또 한 명의 4세 경영인이 탄생했습니다. 

코오롱그룹이 최근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이웅렬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부사장을 내년 초 출범을 앞두고 있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으로 승진시켰는데요. 

지난 2012년 화학·소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으로 입사한 지 10년 만입니다. 

예견된 수순이란 평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편하게 사장 직함을 단 건 아닙니다.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그룹의 경영수업 원칙에 따라 착실히 기반을 다지며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왔고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맡아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며 나름 경영 능력도 입증했습니다. 

결국 계열사 대표 자리까지 꿰찼는데요. 

올해 서른여덟 살인 이규호 사장은 앞으로 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동차사업의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경영을 총괄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습니다. 

신임 이 사장 체제에서 코오롱그룹이 어떻게 변모할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인데요. 

제조 계열사 사장을 모두 바꾸고 전체 임원의 3분의 2 이상을 40대로 교체했단 점에 비춰볼 때 '젊은 제조업'으로의 변신은 물론 미래 신사업 추진과 발굴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걸로 보입니다. 

재계에선 이 신임 사장이 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려면 경영 능력 검증과 더불어 해결할 과제가 하나 더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바로 지주사 지분 확보입니다. 

회장 승계 이전부터 꾸준히 지분을 보유했던 아버지 이웅열 명예회장과 달리 이규호 사장은 계열사 지분이 전무해섭니다. 

이번 계열사 사장 승진으로 경영권 승계에 한발 다가섰단 평이 많지만 그룹의 지배력과 직결되는 지분 확보 작업이 그간 없었기 때문인데요. 

아마도 아버지가 퇴임할 당시 언급했던 발언에서 힌트를 찾지 않을까 싶은데요.

"능력이 안 되는데 굳이 지분을 물려주고 경영권을 넘길 생각은 없다"

이 사장이 곱씹어볼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 '10년 만의 컴백' LX하우시스 한명호 

저희가 꼽은 마지막 인물은 한명호 LX하우시스 대표입니다. 

어떤 직책에 있던 옛 인물이 현재 인물보다 상대적으로 나을 때 구관이 명관이란 말을 쓰죠. 

한 대표가 여기에 딱 들어맞는 인물입니다. 

최근 LX하우시스는 초대 대표이사였던 한 대표를 CEO로 선임했는데요. 

회사의 전신인 LG하우시스가 LG화학에서 2009년 분할·설립될 당시 초대 대표이사로 몸 담으며 오늘날 건축자재 기업으로 안착하는데 기여한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고성능 PF단열재, 완성창, 로이유리 등 재임 당시 추진했던 사업들이 현재 회사를 떠받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토대를 마련했고요. 

미국 조지아 인조대리석 공장 등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해 사업 구조를 해외로 확대한 것도 한 대표의 작품입니다. 

건자재 인테리어 분야에선 최고의 전문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인데요. 

업계에선 부동산·건설경기 침체 등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건자재와 인테리어 사업의 위기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퇴임한 대표이사가 친정으로 복귀하는 건 흔치 않단 점에서 구 대표의 이번 친정 복귀는 전적으로 구원투수 역할에 가까운데요. 

건축자재 한우물을 파온 전문가로서 한 대표가 건설경기 침체 등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불황 파고를 과연 어떻게 넘어설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주 C레벨 라운지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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