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철 용산소방서 행정팀장, 9일 간담회에서 “서장님은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 지키신 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
‘소방의 날’인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김진철 행정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간담회 사회를 보던 중 울먹이고 있다. 뉴스1
“현장에 처음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켰던 게 우리 소방이었는데 돌아오는 게 정작….”
올해로 60번째 ‘소방의 날’을 맞이한 9일 오전, 김진철 서울 용산소방서 행정팀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방서 5층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김 팀장은 “나름대로 이렇게 (발표문을) 작성하는데, 쓰다가 저도 눈물이 막 북받쳤다”며 “의원님들이 오셨으니까, (이미 알려진 것과) 같은 내용인데 저희는 현장에서 열심히 일했고, 특히 일선에서 서장님은 제일 먼저 (현장에) 가시고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셨던 분”이라고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노력하고 업무를 하다보면 조그만 실수나 그런 건 있을 수 있지만”이라며,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용산소방서의 한 대원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소방서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간담회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앞서 최 서장을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최 서장이 사고 당시 소방대응 단계를 신속하게 발령하지 않은 경위를 파악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에는 용산소방서를 포함해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서울교통공사 본부, 이태원역 등에 4개 기관 55곳에 84명을 보내 수사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용산소방서에서는 최 서장 집무실을 중점적으로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김 팀장은 “(압수수색 관련) 내용 자체도 제가 보면 너무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걸어 넘기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 저희도 나름대로는 하겠지만, 여기 오신 의원님께도 좀 부탁드린다. 도와달라. 저희는 할 만큼 다 했고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 대표는 “책임을 일선에서 분투하고 애쓴 분들에게 떠넘기는 일은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며 “국가적 대참사의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에게 전가되거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 전쟁에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면서 “이 사건 자체가 왜곡되지 않게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고 걸맞은 책임이 부과되게, 억울한 피해자가 더는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리고는 현장에 있던 소방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심리 치료도 당부했다.
‘소방의 날’인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소방대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 중 비상 상황이 발생하자 출동하고 있다. 뉴스1
최 서장은 참사 발생 전 112신고를 받은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도 출동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오판해 대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소방은 첫 압사 관련 신고가 있었던 오후 10시15분에서 1시간이 가까이 지난 오후 11시13분쯤 인근 5~6개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동했다. 현장 지휘팀장이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후 2단계 상향까지는 30분이 걸렸다. 3단계 상향은 11시48분이었다. 2단계는 최 서장이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했다.
‘소방의 날’인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청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소방당국은 최 서장이 지휘와 상황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9일 밝혔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서장은 현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이태원 파출소(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어 출동할 때 인지하고 지휘뿐만 아니라 관리, 상황 파악 등에 직접적,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사고 발생 1시간여 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8시37분과 오후 9시1분에 경찰로부터 공동 대응을 요청받고 출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공동대응 요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희가 출동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판단해서 종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판단은 신고받은 상황실에서 했다며, “용산소방서장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최 서장 입건 소식이 전해진 뒤 정부를 향한 거센 비판과 함께 최 서장 등 일선 소방관들을 응원하는 누리꾼들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