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까지 단 1%” KT&G 전자담배 ‘릴’ 독주 시작됐다

배동주 기자 2022. 11. 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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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지각변동’
KT&G ‘릴’ 시장 점유율 3%에서 49%로
신제품 확대 ‘패스트 팔로어’ 전략 효과
’릴 에이블’ 출시…연내 50% 점유 전망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주도권이 KT&G로 완전히 넘어갔다. KT&G는 올해 1월 전자담배 원조로 불리는 한국필립모리스와 시장 점유율 동률에 섰고, 하반기 역전을 이뤘다. 지난달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49%. 연내 과반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9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 10월 말 궐련형 전자담배용 전용스틱 판매량(편의점 판매) 기준 시장 점유율 49%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진출 이후 최고 점유율이다. 2위에 오른 한국필립리스(40%)를 9%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이 포함된 전용스틱을 기기에 꽂아 가열하는 방식이다. 2017년 6월 한국필립모리스가 일본과 유럽에 출시했던 ‘아이코스3′(기기)와 ‘히츠’(스틱)를 국내에 선보이며 시장을 열었고, KT&G는 같은 해 11월 ‘릴’과 ‘핏’을 각각 선보이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에 그쳤다. 같은 해 한국필립모리스의 시장 점유율은 87%였다. KT&G는 이후 2018년 19%, 2019년 29%, 2020년 34%, 2021년 42%로 점유율을 높였고,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45%로 떨어졌다.

KT&G의 이른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KT&G는 시장 진출은 늦었지만, 전자담배 기기 ‘릴 솔리드’를 선보인 후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 54g 무게로 휴대성을 강화한 ‘릴 미니’, 연무량을 개선한 ‘릴 하이브리드’ 등이 대표적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기를 먼저 팔아야 담배를 팔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KT&G는 시장 진출 초기부터 기기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2018년 궐련형 전자담배의 약점으로 꼽혔던 연무량 개선 기기(릴 하이브리드)를 직접 개발해 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KT&G가 지난 5월 출시한 '릴 하이브리드 Ez'. /KT&G 제공

특히 릴 하이브리드는 KT&G의 점유율을 올린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불을 붙이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인 탓에 연무량이 적었지만, 액상 추가로 개선했다. 이후 KT&G는 지난 5월 ‘릴 하이브리드 이지(Ez)’를 더하며 총 6종 기기를 선보였고, 할인 등 전국 영업망 판촉도 계속했다.

필립모리스는 KT&G와 정반대 행보를 걸었다. 2017년 6월 아이코스3를 낸 이후 2019년까지 ‘아이코스3 듀오’, ‘아이코스3 멀티’ 등 총 3종 기기를 낸 데 그쳤다. 그나마 아이코스3 듀오는 연속 사용이 가능하도록 아이코스3의 일부 상품성을 개선한 수준 정도에 머물렀다.

시장에선 KT&G가 연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KT&G는 이날 재차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신제품 ‘릴 에이블’과 전용스틱 ‘에임’을 새로 선보인 데 더해 궐련형 전자담배를 자사 담배 제품군의 핵심에 올리기로 정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KT&G의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은 일반 담배와 판매가격은 4500원으로 같지만, 세금이 2980원(일반 담배 3300원)으로 낮다. KT&G는 이번 릴 에이블 전용스틱 신제품을 4800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임왕섭 KT&G NGP(넥스트제너레이션프로덕트) 사업본부장은 조선비즈와 만나 “기존 담배 시장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다르다”면서 “이번 릴 에이블에 상품성 개선 기기를 꾸준히 출시해 2025년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매출 비중을 50%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G의 시장 확장 정책에 힘입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2억5770만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 담배 판매량이 1% 줄어든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2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오는 2025년 약 2조5000억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필립모리스가 3년 만에 기기 신제품을 선보였고, 업계 3위인 BAT로스만스도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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