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변제 미루는 지인 살해한 40대에 무기징역 구형

기사내용 요약
檢 "목숨 구걸하는 피해자 쫓아가 무자비하게 살해,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피고인 측 "말다툼 벌이다 격분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 계획 범행 아냐"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검찰이 지인에게 돈을 빌려준 뒤 갚지 않고 변제 약속을 계속 미루자 격분, 살해한 40대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정미)는 9일 오후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A(46)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흉기를 준비해 범행을 계획하고 목숨을 구걸하는 피해자를 쫓아가 흉기로 무자비하게 살해했다”라며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매우 불량하며 생명은 바꿀 수 없는 가치로 이를 침해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고 엄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을 뿐 절대로 계획된 범죄가 아니다”라며 “계획 범행이었다면 좀 더 치밀한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엄벌 받아 마땅하지만 절대 계획된 범죄는 아니라고 울먹였고 방청석에 있는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3일 오전 10시에 A씨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A씨는 지난 1월 25일 낮 12시 58분께 충남 아산시의 한 지하차도에서 피해자 B(47)씨를 만나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변제를 요구했고 B씨가 욕설하며 밀치자 격분, 주머니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휘둘러 살해한 혐의다.

당시 A씨는 B씨가 놀라 돈을 준다며 다급하게 외쳤으나 이를 무시한 채 흉기를 휘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 2018년 트래킹 모임에서 B씨를 알게 됐으며 2020년에 2500만원을 빌려주고 3000만원을 받기로 약속했다.

이후 2020년 9월 건강 문제로 A씨가 일을 못 하게 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B씨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했으나 B씨가 변제를 미루자 배신감과 증오심이 커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하고 절대적인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가 회복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징역 2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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