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산자물가지수 22개월만에 마이너스…디플레이션 우려 커져

월별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변동 현황.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2개월만에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하락했다고 9일 밝혔다. 중국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20년 12월(-0.4%) 이후 처음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생산자물가 하락이 “역기저 효과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PPI 상승률은 13.5%로 26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었다.

그러나 PPI 상승률의 마이너스 전환은 경기 부진 상황을 반영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생산자물가가 거의 2년만에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진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엄격한 코로나19 억제와 부동산 침체, 세계적인 불황 위헙이 경제를 강타하면서 내수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플레이션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루스 팡 존스랭라살(JLL)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내수 위축과 수출 수요 둔화로 인한 디플레이션 위험과 치열한 전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캐피널이코노믹스 분석가들은 “중국의 생산자물가 하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상승률이 둔화됐다.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9월 CPI 상승률 2.8%보다 낮고, 시장 전망치(2.4%)도 하회한 것이다. 국가통계국은 “10월 초 국경절 연휴 이후 소비 둔화와 역기저 효과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페이첸 냇웨스트그룹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CPI는 현재 주요 경제국 중에서 가장 낮다”며 “더딘 내수 회복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