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단장에게 “한화는 언제 한국시리즈에 나갈 수 있을까” 물었다

정필재 2022. 11. 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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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프로야구가 끝났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SSG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왕좌를 코앞에서 놓친 키움은 아쉬움을 삼켰다. 가을 야구축제가 펼쳐지던 사이 최하위 한화는 내년을 꿈꾸며 조용히 리빌딩 마지막 단계를 준비했다.

2021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면서 한화는 ‘3년 리빌딩’을 선언했다. 첫해, 한화는 최하위로 처졌지만 희망은 보였다. 리그 정상급 내야수가 탄생했고, 든든한 불펜진도 구축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 한화 성적은 첫해보다 떨어졌다. 이제 리빌딩 완성까지 1년 남은 상황. 한화는 현장과 합을 맞추던 단장을 교체했고, 감독을 보좌했던 코치진도 새롭게 꾸려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리빌딩 완성 임무를 맡으며 한화 프런트 수장에 오른 손혁 신임 단장은 “이제는 이기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세계일보와 만난 손 단장은 “지난 경험을 통해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조금 더 강한 팀, 미래가 보이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손 단장은 취임 직후부터 코치진을 새롭게 구성했다. 한화는 9일 공석이던 수석 자리에 이대진 코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또 김성갑 잔류군 총괄코치와 박승민 불펜코치, 김정민 배터리 코치를 새롭게 영입하는 등 변화를 준 상태다. 손 단장은 “지난 시즌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서 선수들 장단점을 파악했다”며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함께 코치 면접을 보면서 장점을 키워주고 단점을 보완해줄 전문가를 찾아 모셔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일 미팅을 할 정도로 수베로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어떤 선수가 좋은지 누구에게 더 기회를 줘야 하는지 대화하고 있고, 수베로 감독도 외국 네트워크를 통해 팀에 필요한 선수를 추천해 주면서 소통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손 단장은 리빌딩 완성도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시즌, 성적은 떨어졌지만 희망을 본 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둘이 로테이션을 소화해주지 못하면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은 경험을 얻었다”며 “남지민은 이번 기회에 20경기 선발로 나서서 5이닝씩 100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는 경기도 근소한 차이였다”며 “다음 시즌 이런 부분을 줄이면 확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단장은 올 시즌 부진했던 김민우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민우는 인터벌이 길어 야수들을 지치게 한다”며 “김민우는 삼진을 잡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점을 고쳐 다음 시즌엔 상수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3년 연속 최하위로 처진 한화는 매 시즌 특급유망주를 확보했다. 2022 시즌엔 문동주(19)가, 내년엔 김서현(18)이 합류한다. 하지만 손 단장은 문현빈(18)과 이민준(18)을 언급했다. 손 단장은 “문현빈을 봤는데 수비는 야무지고 타석에서 스윙이 간결해 큰 기대가 된다”며 “이민준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힘이 좀 붙으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는 외국인 선수 계약을 앞두고 있다. 또 부족한 곳을 채우기 위해 자유계약선수(FA) 영입 계획도 세워야 한다. 손 단장은 “계획은 해뒀다”며 “결과로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손 단장은 끝으로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보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분들에게 꼭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하 인터뷰 전문

─한화를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은지.
 
야구에서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한다. 공주가 고향인데, 고향 팀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위 팀인데도 팬들이 열정적으로 와주셨다. 그 보답을 꼭 하고 싶다. 열심히 한다는 말 좋아하지 않는다. 열심히 한다는 말보다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잘해야 한다. 잘 준비해서 올해보다 더 강한 팀, 미래가 보일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전 단장으로부터 받은 조언이 있는지.
 
정민철 전 단장님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 줬다. 정 단장님이 3년 동안 고생하면서 틀을 만들어 주셨다. 이 틀을 벗어나지 않고 잘 유지해 좋은 팀을 만들어 보겠다. 
 
─코치진 변경이 많다.
 
적극적으로 바꾼다기보다 리빌딩을 해 오면서 이어나가야 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시즌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서 선수들 장단점을 파악했다. 이제 선수들한테 가능성을 봤다면 장점을 키워주고 단점을 보완해줄 전문가를 찾아 모셔왔다. 당연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이 직접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수베로 감독과 호흡은 어떤가.
 
감독님이랑 매일 미팅을 한다. 선발 로테이션 이야기로 온종일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2군 선발과 불펜을 놓고 대화도 한다. 외야 역시 누가 주전으로 쓸 확률이 높은지, 어떤 선수는 어떤 점이 부족한지 서로 평가하고 의견을 나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이 어떤지, 맞춰가고 있고, 외국 네트워크를 통해서 어떤 선수가 괜찮은지 추천도 해주고 있다. 물론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지만 결과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지난 시즌에는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지 않았다.
 
역시 결과가 중요하다. 예컨대 원하는 선수가 있어서 영입하고 싶지만 영입에 실패하면 왜 영입하지 않았냐고 비난 받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나 FA 모두 그런 관점에서 보고 있다. 
 
─최근 2년 리빌딩에 집중했는데 어떤 소득이 있다고 보는지.
 
희망을 봤다. 여러 포지션에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가 갔고,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찾았다. 문동주나 남지민 같이 어린 투수가 나타났고, 김규연이나 김기중같이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난 선수들도 있다. 김규연이나 김기중은 부족한 점을 발견했으니 이제 채우기만 하면 된다. 김인환과 유상빈 같은 선수도 나왔다. 이들은 앞으로가 중요하다. 유상빈을 더 보기 위해서 질롱코리아까지 보냈다. 거기에도 시속 150㎞를 던지는 외국인 투수들이 있다. 비시즌에 그런 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 될 거라고 본다. 
 
─이제 리빌딩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는데 현재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보나. 
 
어려운 질문이다.첫해는 직접 보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코디 입장에서 봤다.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정의하기 어렵지만 발전한 건 확실히 느껴진다. 예전보다 경기력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경기에서 다 이길 순 없지만 져도 근소한 차이로 진다. 그 근소한 것을 줄여나가다 보면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본다. 물론 야구라는 게 지면 의미가 없다. 이제 이런 것을 줄여 이기는 해가 돼야 한다. 지난 경험을 통해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성적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둘이 로테이션을 소화해주지 못하면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들이 이닝을 채워주지 못하면서 불펜투수를 당겨 쓰면서 어느정도 버틸 수 있었지만 그 이후 수비와 불펜이 모두 무너졌다. 하지만 이후 새 외국인 투수가 오면서 나빠졌던 수비 등에서 주요지표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젊은 선수들은 경험을 얻었다. 남지민 같은 경우는 100이닝 가까이 던졌다. 남지민은 이번 기회에 20경기 선발로 나서서 5이닝씩 100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라는 점을 확인했다. 내년에는 지민이가 100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 선발로 5이닝 씩 20차례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문동주 경우는 생각보다 직구가 안 되면 변화구로 승부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문동주는 내년 15차례 정도 선발을 생각하고 있다. 물론 부상은 조심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은 부상만 조심하면 성장할 수 있다. 외국인 투수 둘과 또 남은 이닝을 누가 책임질 수 있는지 구상하고 있다.
─지난 시즌 기대가 컸던 김민우와 강재민이 올 시즌 부진했다.
 
사실 김민우 부진은 예상됐다. 김민우는 매 시즌 들쭉날쭉한 투구를 한다. 김민우 같은 유형의 투수에게는 BABIP(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가 굉장히 중요하다. 타자를 삼진으로 잡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BABIP가 나빠졌다. 김민우는 우선 인터벌이 길다 보니 야수들이 지쳤고, 수비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왔다. 여러 단점 중 한 시즌에 하나씩만 고쳐나가도 훌륭한 투수가 될 수 있다. 김민우가 중요하다. 김민우 누적 이닝이 고민되지만 김민우는 이제 상수가 돼야 한다. 강재민은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신인 중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는지.
 
2루 문현빈이 수비도 야무지게 하고 스윙도 간결하면서 힘도 좋다. 기대가 크다. 이민준도 힘이 붙으면 괜찮을 것 같다. 사실 하위권에 있다 보니 반사적으로 좋은 선수들을 많이 갖게 됐다. 잘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리빌딩 3년 차지만 아직 주전이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다.
 
충분히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이 처음 왔을 때 한 자리 10명이 경쟁했다면 이제 경쟁자 수가 줄었고, 이제 더 줄여나가면 우리도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리빌딩이 완성되면 주축 선수들 병역 문제가 찾아온다.
 
고민하고 있다. 그 자리를 외국인으로 대체해야 할지 정민규 같은 선수들을 빨리 보내고 해결을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다. 
 
─류현진은 어떻게 지내나.
 
어차피 한화로 올 거니까. 우선 재활 잘해서 메이저리그(MLB)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한다. 
 
─한화는 언제 한국시리즈에 나갈 수 있을까.
 
어려운 질문이다. 우선 올 시즌이 중요하다. 잘 준비해서 내년 시범경기까지 치른 다음에 새 시즌 목표 먼저 정해보려고 한다.

대전=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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