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짓돈은 옛말, 직장인 잡는 ‘연 7%’ ‘마통’

최희진 기자 2022. 11. 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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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의 한 은행에 신용대출 광고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직장인의 비상금 역할을 하는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6~7%로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다. 고금리를 실감한 직장인들은 올해 약 4조원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갚았다.

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 금리는 6.59~7.89%(은행채 6개월물 기준)로, 금리 상단이 연 8%에 육박하고 있다. 금리 하단도 6%대 중후반에 형성돼 있어, 신용 상태가 매우 우수한 차주(대출받은 사람)도 연 6%가 넘는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일단 만들어놓으면 언제든지 돈을 꺼내 쓸 수 있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활용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주요국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화긴축으로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르자 마이너스통장의 이자 부담이 부쩍 커졌다. 더 이상 ‘만만한’ 쌈짓돈이 아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AAA 6개월물은 지난해 말 1.598%에서 지난 8일 4.611%로, 은행채 AAA 1년물은 1.731%에서 5.104%로 상승했다.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한 차주들은 1년마다 금리 갱신을 안내하는 은행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1년 치 금리 인상분이 한꺼번에 대출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에 금리가 급등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직장인 김모씨는 “마이너스통장을 연 3.7% 금리로 쓰고 있었는데, 최근 만기가 연장되면서 금리가 연 6.3%로 올랐다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며 “속에서 열불이 나더라”고 말했다. 그는 “1년 사이에 앞자리가 3에서 6으로 바뀐 것을 보고 대출금리가 정말 많이 올랐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덧붙였다.

마이너스통장 금리에 놀란 차주들은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월급이나 상여금이 들어올 때마다 마이너스통장부터 채워 넣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41조8891억원에서 지난 6월 말 39조2881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조6010억원 감소했다. 그 후 약 4개월간 1조5489억원이 더 줄어 지난 8일 기준 대출 잔액은 37조7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4조1499억원 감소한 셈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잔액도 꾸준히 줄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17조528억원에서 지난 10월 103조5975억원으로 13조4553억원 감소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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