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FA 시장’의 복선···양의지의 그때 그 한마디

안승호 기자 2022. 11. 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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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을 획득한 NC 양의지. 연합뉴스



정규시즌 종료 즈음이었다. 해당 경기에서 소속팀 NC 승리를 이끈 양의지는 이른바 ‘히어로 인터뷰’를 마친 뒤 구단 버스로 향하는 길에 점차 무르익어 가던 FA(자유계약선수) 시장 흐름에 대한 체감도를 가볍게 전했다.

첫 FA 자격을 획득했던 4년 전 겨울에 관한 기억으로 대화는 출발했다. 양의지는 2019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총액 125억원에 사인하며 두산을 떠났다. 당시 NC의 적극적인 손짓에 양의지는 반응했는데, 이같은 움직임을 포착한 두산이 협상에 가세하며 마지막 추파를 던졌다. 당시에는 선택 범위가 양자택일이었던 모양이다. 실제로는 구체적 협상의 속도 차이로 NC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영입전은 조기에 종료됐다.

FA 시장 판도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은 절대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양의지는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이번이 더 많은 것 같다”며 간접적으로나마 마주하는 시장 분위기를 슬쩍 전했다.

지난 8일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닷새 뒤인 13일까지는 2023 FA 자격 선수가 공시되며 본격적으로 FA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실제 양의지 영입전은 이미 물밑에서 뜨겁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겨울 ‘FA 이슈’와 마주하고 있는 한 구단의 핵심관계자는 “양의지 몸값 기준이 이미 세자릿수를 훌쩍 넘어섰다고 들었다. 여러 구단 얘기가 나왔는데 현재 흐름이라면 마지막에는 그만한 돈을 쓸 수 있는 두 구단으로 행선지가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1987년생으로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다. 포수로는 출전 횟수에 안배가 필요한 연령대에 이르러 있다. 그런데도 이만큼 가치가 높은 것은 그가 포수로뿐 아니라 타자로서 출중한 기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여전히 양의지를 리그에 많지 않은 ‘게임체인저’로 분류하고 있다. 그가 처음 몸을 담아 가장 오래 뛴 두산에서 양의지에 대한 관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답변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최근 주력선수들의 은퇴와 이탈로 선수 구성의 변화 폭이 컸던 두산은 클럽하우스 리더로서의 양의지의 가치도 살폈던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A, B구단도 비슷한 시각으로 양의지를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구단 관계자들의 시각까지 종합하면 실제 경쟁은 양의지의 원소속구단인 NC와 올해 통합우승으로 정용진 구단주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게 된 SSG의 마지막 대결로 좁혀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20시즌 챔피언 팀인 NC는 다시 우승 경쟁을 하기 위해 양의지를 묶어둬야 하고, SSG는 고지 수성을 위해 포수 보강이 필요하다는 명분이 있는 데다 두 팀 모두 ‘윗선’의 지원 속에 자금력도 있기 때문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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