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코로나 7차 유행’ 공식화…“이르면 12월 하루 최대 20만명”
방역당국이 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7차 유행’으로 규정했다. 이르면 다음 달에 하루 최대 20만명 확진자가 발생하리라 전망했다. 지난 여름 유행 때는 하루 확진자가 최대 18만명 발생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현 방역·의료 체계로 겨울 유행에 대응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2472명으로 이틀째 6만명대를 이어갔다. 1주 전(2일·5만4737명)보다 7735명 많다. 수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지난 9월14일(9만3949명) 이후 8주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날 재원 위중증 환자는 336명, 신규 사망자는 59명이다.
11월 1주(10월30~11월5일) 주간 신규 확진자는 29만7335명으로 전주 대비 27.5% 증가했다. 확진자 한 명이 주위 몇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1.21로 3주 연속 1 이상을 유지했다.
위중증·사망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11월 1주 하루 평균 재원 위중증 환자 수는 294명으로 전주보다 23.5% 늘었고, 하루 평균 사망자도 32명으로 전주 대비 44.2% 증가했다. 방대본은 이런 확진자와 위중증·사망자의 증가세를 고려해 11월 1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전주와 같이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중간’으로 평가했다.
방역당국은 공식적으로 현 상황이 ‘7차 유행’이라고 밝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차수로 말씀드리기가 어떨 때는 혼란을 줄 수 있어서 신중하게 말씀드리는 경우가 있지만 7차 유행으로 불러도 괜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민간 연구진과 수리 모델링 분석을 통해 올겨울 하루 최대 5만명에서 20만명까지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폭넓게 전망했다. 다만 ‘20만명’ 예측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최대치일 뿐 실제 유행은 하루 확진자가 최대 18만명이었던 지난 여름철 유행 수준 이내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겨울 유행의 정점은 12월이나 그 이후로 예측했다.
겨울철 유행의 정점과 규모는 해외 신규 변이의 유입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우세종인) BA.5 변이 이외에 BQ1.1이나 XBB 같은 변이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검출률이) 좀 낮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 정도가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해외 신규 변이들이) 우세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고 또 우세화하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 최대로 발생할 수 있는 (확진자) 범위를 20만명 정도로 산출했다”고 밝혔다.
11월 1주 BF.7과 BQ.1.1의 국내 감염 검출률은 각각 1.6%와 2.2%로 낮은 수준이지만, 해외유입 검출률은 각각 4.6%, 6.8%로 2~3배 이상 높다. 이 변이들은 모두 BA.5의 세부계통 변이로 면역 회피 능력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프랑스·미국 등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겨울철 유행이 여름철 유행 수준 이내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현재와 같은 방역·의료 역량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보유 중인 6000개 지정병상은 하루 확진자 19만명 발생 상황까지 대응할 수 있다. 당국은 일반 격리 병상을 2000개 준비하고 동절기 추가접종률 제고, 먹는치료제 물량 확보 등에도 나설 예정이다.
지난 9월과 10월 중단된 입국 전·후 검사는 원칙적으로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신규 우려 변이가 출현하거나 발생률·치명률이 급증하는 국가가 생기면 재개를 검토할 수도 있다. 현재 남아있는 방역조치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는 겨울철 유행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지한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방역조치 완화는 겨울철 유행 정점을 지난 후 상황평가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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