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에 맞선 문학적 저항… 올해 대산문학상에 나희덕·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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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상으로 꼽히는 대산문학상의 올해 수상작으로 나희덕의 시집 <가능주의자> 와 한강의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 가 시, 소설 부문에서 각기 선정됐다. 작별하지> 가능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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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대산문학상 시·소설 부문별 선정
평론 한기욱 교수, 번역은 한국화 작가에
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상으로 꼽히는 대산문학상의 올해 수상작으로 나희덕의 시집 <가능주의자>와 한강의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 소설 부문에서 각기 선정됐다. 평론 부문에선 한기욱 인제대 교수의 평론집 <문학의 열린 길>, 번역 부문에선 한국화 번역가가 프랑스 작가 사미 랑제라에르가 함께 작업한 가 뽑혔다.
9일 대산문화재단은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의 단행본 문학작품(평론은 2년, 번역은 4년치) 모두를 대상으로 넉달가량 심사해 제30회 대산문학상의 수상자 및 작품을 이와 같이 발표했다. 총상금은 2억원이다.
심사위원들은 <가능주의자>가 “따스한 공감과 서늘한 인식 사이에 개재하는 갈등을 생동감 있게 언어화한 명편”으로 “반딧불이처럼 깜빡이며 가닿아도 좋을 빛과 어둠에 대해, 현실 너머를 사유하는 결연한 목소리로 나희덕식 사랑법을 들려준 점”, <작별하지 않는다>가 “과거의 역사적 시간과 그것을 문자화하는 작가, 그리고 미래의 독자가 한몸이 되어 그 순간의 아픔에 동참하며 그 시간을 현재화하는 작품”으로 “광주와 제주 4·3을 잇고 뒤섞으며 지금 이곳의 삶에 내재하는 그 선혈의 시간을 온몸으로 애도하고 ‘작별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점”을 각각 선정 사유로 밝혔다.
<문학의 열린 길>은 “동시대 문학공간과 문제적 문학에 대한 치열한 비평적 대화를 끈질기게 추구한 점”, 경우 “원문에 얽매이기보다 작가 특유의 울림과 정서가 외국 독자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여 문학성을 살린 점”이 돋을새김 됐다.
시 부문 최종 심사에선 송재학의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신용목의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 신철규의 <심장보다 높이>, 이수명의 <도시가스>가 함께 경합했으나 심사위원들은 “지속과 변이 사이의 균형을 지키면서 스스로를 진화시켜온 나희덕 시의 결실”이라는 평과 함께 <가능주의자>를 뽑았다. 소설 부문에선 강화길의 <대불호텔의 유령>, 박상영의 <1차원이 되고 싶어>, 정찬의 <발 없는 새>가 “한국소설의 현재를 조망하는 최전선”으로서 손색없는 최종 심사 후보군을 이뤘다. 심사위원들은 <작별하지 않는다>를 낙점하며 “실험적인 주제를 문학적 장치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며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성과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두 수상작은 재단의 내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외에 출판·소개될 예정이다.
이날 나희덕 시인은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재난의 나날 속에서, 폭력과 죽음이 넘쳐나는 현실 속에서, 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력감을 느낄 때도 많았다”면서도 “자연적 사회적 재난으로 살아갈 터전을 잃은 사람들과 생명체들을 보며 안타깝고 다급한 심정이 들 때마다, 그 곁으로 다가가 함께 있는 일이 시인의 역할이라 여겨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강 작가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여름에 꾸었던 꿈을 적어둔 첫 두 페이지에서 출발해 다섯 편의 소설들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펼쳐 써보다 접곤 했으니, 그 시도들의 기간까지 합하면 완성까지 꼭 7년이 걸린 셈”이라며 “어쩌면 이 소설이 저를 포기하지 않고 지켜준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모두 망각에 맞선 문학적 의지이자 저항인 셈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1일 오후 6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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