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감독도 만족…전우성 표 '몸값' 유니버스 탄생 [인터뷰M]

백승훈 2022. 11. 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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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는 양날의 검이다. 원작의 명성이 높을수록, 칼날은 예리해지는 법. '몸값'도 심판대를 피하지 못했지만, 신인 감독 전우성은 달랐다. 우려는 곧 기우가 됐다. 지진 소재를 활용해 작품 바깥에서도 긍정적인 지각 변동을 일으킨 그를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9일 오전 전우성 감독은 iMBC연예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극본·연출 전우성) 인터뷰를 진행했다.

'몸값'은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재난 스릴러를 그린 드라마다. 이충현 감독의 동명의 단편영화가 원작이다.

인물관계와 세계관이 180분의 장편화를 위해 새롭게 설정됐다. 장기매매 조직 경매사 박주영(전종서), 미성년자 성매수를 위해 모텔을 찾은 경찰 노형수(진선규),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장기 경매에 참여한 고극렬(장률)이 지진으로 무너진 극한의 세계에서 부딪히며 파열음을 일으킨다.

전 감독은 "지진 설정을 제작사 대표에게 제안받았다. 원작의 이야기를 가져감과 동시에, 악인들에게 천벌을 주는 개념으로 지진이 일어났다는 설정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벌이는 광기의 사투는 원테이크 촬영 기법으로 한층 생동감 있게 구현됐다. 마치 게임 퀘스트를 수행하듯 아수라장이 된 공간을 이리저리 오가며 탈출을 감행하는 생존 서바이벌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장편화를 위해 가장 고심했던 지점 역시 원테이크 촬영이다. 원작 역시 원테이크로 찍힌 바, 장편에서도 이를 고수했던 이유에 대해선 "(원테이크는) 원작 팬들이 주요하게 봤던 부분이지 않나.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긴 이야기로 만들어졌을 때, '관객들이 흥미로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어려운 점도 컸다고. 전 감독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카메라 워킹과 무빙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다. 프리 프로덕션을 거치며 동선을 전부 다 짜 놓았다. 스태프들이 화면에 등장하지 않아야 하는 점도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긴 호흡을 가져가는 부분들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모니터 뒤에서 너무 재미있게 보는 게 죄송할 정도로 (배우들이) 너무 고생해줬다"고 감사를 전했다.

실제 장기매매 조직에 들어온 것 같은 미장센과 디테일한 재난 묘사 역시 눈요깃거리 중 하나다. 전 감독은 "재난 현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봤다. 모텔이 기울어 비탈에 기댔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는데, 물리적으로 쉽지 않더라. 미술 감독님이 최대한 잘 구현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전 감독은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야기가 끊기지 않고 진행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요 배우들이 서로 거짓말을 하며 관객들에게까지 거짓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진실게임을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종서, 진선규, 장률이 각자의 사정에 대해 내뱉은 말 중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관객들까지 긴가민가하게 만든 것도 감독의 의도라는 설명.

"이 작품은 돈과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다. 예컨대 모텔이라는 공간은 자본주의의 은유다. 또 주제 의식과는 별개로 원작이 있는 기획을 받아서 연출을 했는데, 호불호가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호불호를 걱정했던 그의 우려는 기우에 가까웠다. '몸값'은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와 공개 첫 주 시청UV 모두 1위에 오르며 실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었다는 평이다.

원작자의 인정도 받았다. 전 감독은 "CG 작업 완료 전 작품을 보여줬는데, 이충현 감독이 '재밌게 봤고 고생했다'더라"며 반응을 전했다.

전 감독은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배우들 연기만 놓고 봐도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라고 '몸값'을 평했다. 그가 극찬한 배우들의 열연은 각자가 작품 속에서 발휘한 에너지로 표현됐다. 순간적인 에너지로 깜짝 놀라는 연기를 보인다는 전종서, 엄청난 노력으로 연기 에너지를 만들어냈다는 진선규와 장률이 전 감독의 존경심을 이끌어냈다.

무너져가는 모텔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세 사람은 지진으로 망해 버린 세상을 목도하며 이야기가 끝을 맺는다. 더불어 쿠키영상에는 장윤주가 특별 출연해 시즌2 제작 기대도 커진 상황. 전 감독은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도 "시즌2 제작이 확정된다면 힘을 보태서 할 생각이 있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전 감독은 글로벌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플러스로 해외 시청자들에게 '몸값'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서도 기대를 당부했다. 전 감독은 "대본을 쓰며 넣어둔 나름의 메타포를 발견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연출의 포인트에 집중해달라"고 밝혔다.

전우성 감독의 차원이 다른 생존 서바이벌 '몸값'은 지난 4일 티빙에서 6회까지 공개됐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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