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대산문학상, 한강·나희덕·한기욱·한국화·사미 랑제라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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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종합문학상인 제 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9일 대산문화재단은 시 부문 '가능주의자'(나희덕), 소설 부문 '작별하지 않는다'(한강), 평론 부문 '문학의 열린 길'(한기욱), 번역 부문 불역 'Cent ombres(백의 그림자)'(한국화·사미 랑제라에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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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국내 최대의 종합문학상인 제 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9일 대산문화재단은 시 부문 ‘가능주의자’(나희덕), 소설 부문 ‘작별하지 않는다’(한강), 평론 부문 ‘문학의 열린 길’(한기욱), 번역 부문 불역 ‘Cent ombres(백의 그림자)’(한국화·사미 랑제라에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원이 수여된다.
이날 수상작 발표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은 "이 상을 주신 것이 '이제 그만 쉬고 다시 글을 열심히 써보라'는 말씀같다"는 각오를 보였다.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고 일 년 넘게 글을 못 쓰고 있었다"며 "마음을 모아서 아침마다 책상으로 가서 글을 쓰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을 다시 회복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강화길의 '대불호텔의 유령', 박상영의 '1차원이 되고 싶어' 등 쟁쟁한 후보작 가운데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 이후 5년만인 지난해 펴낸 장편소설로 제주4·3사건을 다뤘다.
한강 작가는 "우리가 연결돼 있다는 믿음을 붙잡고 소설을 썼던 것 같다"며 "모든 무고한 죽음 앞에선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접하게 되는 아주 많은 죽음 속에서도 그런 생각을 이어가게 된다"며 이태원 참사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시 부문 수상자인 나 시인은 수상 시집인 '가능주의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제 시가 삶에 대한 이야기보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시대적인 어둠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다. 그런 세상의 고통에 대한 시를 써서 그것으로 분에 넘는 격려와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 뭔가 제 시를 스스로 배반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도 하게 된다"며 "이번 시집 통해 결국 시가 하는 역할은 쓰러져가는 것들, 죽어가는 존재들, 지워져 가는 목소리들을 살려내고 다정하게 곁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산문학상은 번역·평론 부문에서도 시·소설과 동일한 상금과 대우를 한다. 평론 부문은 희곡과 격년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평론 부문 수상작을 선정했다.
평론 부문 수상자인 한기욱 평론가는 이를 언급하며 "시, 소설, 희곡은 창작의 영역으로 문학의 필수 부문이지만 번역과 평론도 없어서는 안 될 분야"라며 "대산문학상이 이를 알아봐 준 것이 상당히 신선했고 제 글의 미덕을 알아봐 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20년간 한국문학을 지켜봐 온 한 평론가는 "한국 문학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입장을 져버린 적이 없다"며 "서구권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시와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며 특히 20·30대 여성과 그 외 젊은 독자들이 문학을 여전히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산문학상은 1992년 재단 설립 이후 올해로 30년간 이어져 온 문학상이다. 시·소설 심사대상작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단행본으로 출간된 문학작품이며 평론은 지난 2년, 번역은 지난 4년간 출간된 작품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1일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대산문화재단 3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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