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5·18 무죄 선고' 기사에도 폄훼 댓글 달려

민주언론시민연합 2022. 11. 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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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기획 모니터 보고서]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관련 대표적인 허위조작정보인 '북한군 침투설'을 방송한 것을 비롯해 일부 언론에서 5·18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를 반복해왔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도 언론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올바르게 알리고, 광주항쟁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관련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앞 대로에서 버스에 올라탄 시민들이 계엄군과 대치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2021'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뉴스 기사와 악성 댓글에서, 10명 중 5명은 유튜브 등 개인 방송에서 혐오표현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접한 혐오표현 대상은 주로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이 80.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특정지역 출신' 혐오표현이란 응답이 76.9%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지역혐오 표현 중 유언비어를 기반으로 퍼져 4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호남 지역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내용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0월 한 달간 뉴스 댓글과 유튜브를 대상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518역사왜곡처벌법 비하, 문제 영상으로 등장

유튜브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 10월 한 달간 올라온 영상 중 문제 영상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검색된 70개 영상(중복 포함) 중 6개에서 왜곡폄훼 표현이 발견됐습니다. 문제 영상 비중은 9%로, 4월 15%, 5월 4%, 67월 각각 19%, 8월 13%, 9월 6% 중 세 번째로 낮았습니다.

영상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분석하기 위해 각 영상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북한군 개입설 △폭동설 △군 자위권 행사 주장 △헬기 사격 관련 △가짜 유공자설 △지역 비하 △기타 등입니다. 6개 영상에서 총 11개 문제 표현이 발견됐습니다.

분석 결과 '기타'로 분류되는 문제 표현이 담긴 영상이 5개로 가장 많았는데요. 5개 표현 중 4개 표현은 '5ㆍ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518민주화운동법)'에 대한 비하, 1개 표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광주사태를 일으켰다'는 내용입니다. 다음으론 '518은 폭동'이란 왜곡 표현이 4개 영상에 등장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군 개입설과 518민주유공자에 대한 왜곡 또한 각 1회씩 등장했습니다.

▲ 10월1일부터 31일까지 518민주화운동 관련 10월 유튜브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10월은 유독 5·18민주화운동법 관련 문제 표현이 담긴 영상 비중이 높았습니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유튜브에서 자주 등장한 문제 표현은 주로 북한군 개입설과 폭동설이었는데, 그 양상은 달랐습니다. 이유는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한국근현대사연구회올바른교육을위한전국교사연합트루스포럼자유수호포럼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전군구국동지연합회 등이 주최하고 보수성향 유튜브채널이자 인터넷신문인 프리덤뉴스에서 주관한 '2022년 대한민국 현대사 세미나' 영상 때문입니다. 해당 세미나에서는 518민주화운동법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오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518민주화운동법은 2020년 12월 개정된 이른바 '518역사왜곡처벌법'을 말합니다. 애초 개정안이 발의됐을 땐 '역사왜곡처벌법'으로 불렸으나 처벌 구성 요건 중 왜곡은 빠지고 '허위사실 유포'만 남았습니다. 이에 따라 518민주화운동법 제8조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금지' 1항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지만, 2항에서는 “제1항의 행위가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 과정에 관한 보도를 위한 것이거나 그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처벌 범위를 제한했습니다.

즉 단순히 5.18민주화운동에 반대 의견을 표현한다고 해서 처벌되는 게 아닙니다. 표현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예술학문연구학설보도 등 목적엔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신설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보수진영에서는 줄곧 이 법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위헌”이라고 주장해왔는데요. 518민주화운동을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 역사 왜곡 등이 일부 진영을 중심으로 지속된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U Korea TV-2'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해당 세미나 영상에서는 518역사왜곡처벌법을 폄훼하고 '518은 폭동', '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는 폭동으로 나아간 사실을 은폐하는 용어'라는 식의 주장이 등장합니다.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18일을 전후하여 광주, 전남 지역 등을 중심으로 신군부의 탄압에 대항해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한 민중 항쟁입니다.

6개 문제 영상 중 하나는 전광훈 목사가 등장하는 영상으로, 북한군 개입설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광주사태를 일으켰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광훈 목사가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영상은 모니터링 기간 중 자주 발견되었는데요. 518 왜곡폄훼 표현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과 유튜브 채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민언련은 6개 문제 영상 모두 유튜브를 통해 신고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신 민원을 신청했습니다.

가장 많이 등장한 왜곡·폄훼 표현은 '가짜 유공자설'

유튜브에 이어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 구독자 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댓글을 모니터해 댓글에 나타난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10월 한 달 '518민주화운동'을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는 총 146건으로 해당 기사에 달린 순공감순 상위 20개 댓글 중 왜곡폄훼 표현 유무와 내용을 살폈습니다. 146건 기사에 남겨진 댓글 중 모니터한 댓글은 총 408개로 문제 표현이 담긴 댓글은 33개입니다.

33개 댓글에 담긴 왜곡폄훼 표현을 주제별로 분석했습니다. 댓글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각 댓글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북한군 개입설 △폭동설 △군 자위권 행사 주장 △헬기 사격 관련 △가짜 유공자설 △지역 비하 △기타 등입니다. 이번 달에는 33개 댓글에서 36개 표현을 분류했습니다.

▲ 10월1일부터 31일까지 518민주화운동 관련 10월 기사 댓글 내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그 결과, '기타'로 분류한 것을 제외하곤 가짜유공자설이 9회로 가장 많았습니다. 분석대상 기간인 4~10월 중 8월(5·18 폭동설)을 제외하곤 기사 댓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왜곡폄훼 표현은 가짜 유공자설입니다.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거나 '누구든 유공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5·18 유공자를 왜곡·폄훼하는 내용은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기타'로 분류된 왜곡폄훼 표현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에서 무작정 혐오 표현을 적어 놓거나 정치권과 연계시켜 비난한 댓글입니다. 일례로 “5.18?...풉...지나가는 개가 짖는구나~~”(ranb****)나 “홍어 *g. 또 시작이냐. 그만해라 역겹다”(chj3****)처럼 5·18 민주화운동을 비난하는 혐오표현이 발견됐습니다. 5·18민주화운동 광주 진압작전 공수부대의 부대사에 신군부 역사왜곡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한 기사엔 “그동안 뭐하다가 지금 난리야? 에라이 무능한 넘들아! 너거들 집권 기간이 핵대중 뇌물현 문완용 15년이다. 에라이”(rhom****), “김영삼이 국회의원 제명되니까, 지 나와바리 부산에서 부추킨거지. 이게 성공하니까, 또 김대중이 지 나와바리 광주에서 깽* 친거고~! 민주화는 *뿔, 나라는 망하던 말던 지들 밥그릇이 먼저다!!!!”(imjy****)처럼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정치권과 연계해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왜곡폄훼 표현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는 중앙일보 <이재명 “5·18 등 국가폭력 범죄, 살아있는 한 영구히 책임 물어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한 소식을 전한 기사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앞으로 발생할 국가폭력 범죄, 반인권 범죄,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범죄는 공소시효를 배제해야” 하고 “관련 범죄로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경우 자손들이 물어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국가폭력 범죄의 책임을 무겁게 해야 한다는 기사에 “518 가짜 유공자들부터 처리하는 법을 만들어라. 전라도 가짜 유공자들과 조폭들 선동하는 이재밍은 당장에 구속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mjsd****), “그만좀5.18 우려 먹어라. 벌써 42년이 지났는데? 그리고 5.18유공자 명단부터 공개하고 적격 부적격을 따져보자. 당당하면 등록된 명단을 공개 못할이유가 무엇인가?”(kys5****), “5.18 유공자 명단이나 공개해라. 5.18이 일어난지 40년이 넘었는데도 유공자는 계속 늘어나고, 광주에 있지도 않았던 이해찬 빨갱이 이석기도 유공자로 지정됐다. 가짜 유공자가 있다면 혈세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데 의혹조차 제기하지 말라는건 뭔 헛소리냐?(중략) 민주팔이 역겹다.”(daso****)등 왜곡폄훼 표현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42년 만의 무죄선고, 억울함 바로 전하는 언론 돼야

10월에는 40여 년이 지나 뒤늦게 5.18 관련 무죄선고를 받은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아시아경제 <“전두환 퇴진” 전남대 총학생회 간부, 42년 만에 '무죄'>(10월 24일)는 “신군부의 계엄령에 맞서 학생 시위에 참여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전남대 총학생회 간부 출신 60대 남성이 4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전했으며, 한국경제 <'신군부 검열 맞서다 옥고' 언론인 42년 만에 일부 무죄>(10월 6일)는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자유 침해를 비판하는 기자협회 명의 유인물을 잇달아 제작해 배포”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언론인이 “계엄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KBS <'전두환 이름 풀이' 계엄법 위반 교사, 41년 만에 '무죄'>(10월 31일)에서는 전두환 이름 풀이를 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교사가 무죄 선고를 받았고, KBS <5·18 불법구금·고문 시민에 손해배상 인정>(10월 10일)과 같이 5·18 당시 불법 구금과 고문을 당했던 시민이 42년 만에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을 두고 '헌정 질서를 파괴한 범죄'라거나 '헌법의 존립을 흔들었다'고 내린 과거 잘못된 판결이 40여 년이 흘러서야 재심을 통해 바로잡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댓글에는 “그만좀5.1 우려 먹어라. 벌써 42년이 지났는데? 그리고 5.18유공자 명단부터 공개하고 적격 부적격을 따져보자. 당당하면 등록된 명단을 공개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kys5****)와 같이 잘못된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5.18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치유하고 왜곡된 주장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언론은 5.18 관련 소식을 더 적극 보도하고, 유튜브·포털사이트는 잘못된 주장이 담긴 영상이나 댓글을 차단·삭제해야 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33개 문제 댓글을 모두 네이버에 신고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10월1~31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 구독자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하단 댓글 중 순공감순 상위 20개 / 2022년 10월1~31일 유튜브에서 '5 18 민주화운동', '5 18 광주', '광주 사태', '광주 폭동'으로 검색한 결과

※ 미디어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를 제휴해 게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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