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여정 끝 ‘새기후체제’ 확정에 감격의 환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떤 반대도 없습니다. 파리협정은 채택됐습니다."
2015년 12월12일 저녁 프랑스 파리의 외곽 르부르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본회의장.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당사국총회(COP17)에서 2015년 파리 당사국총회를 타결 마감시한으로 정하고 새기후체제 협상을 본격화한지 3년 만의 성과였다.
파리협정을 기반으로 한 새기후체제는 지난해부터 본격 출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후협상 대표장면|④제21차 파리 총회(COP21)
“어떤 반대도 없습니다. 파리협정은 채택됐습니다.”
2015년 12월12일 저녁 프랑스 파리의 외곽 르부르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본회의장. 의장인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이 초록색 나뭇잎 모양의 작은 의사봉을 두드렸다. 회의장을 가득 메운 196개 당사국 대표단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감격에 겨워 서로 부등켜 안거나 눈시울을 붉히는 참석자들도 있었다.
2020년 종료되는 교토기후체제를 대체할 새기후체제 설계도가 최종 확정된 순간이었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당사국총회(COP17)에서 2015년 파리 당사국총회를 타결 마감시한으로 정하고 새기후체제 협상을 본격화한지 3년 만의 성과였다. 2007년 인도네시아 발리 제13차 당사국 총회(COP13)에서 채택된 ‘발리행동계획’에 따라 이른바 ‘포스트-교토’ 협상을 시작한 때부터 치면 8년 만에 거둔 결실이었다. 그만큼 파리협정에 도달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파리 당사국총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파리 총회 개막식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넨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요국 정상을 포함한 세계 147개국 정상이 총출동해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협상 타결까지는 당사국들이 제출한 감축 목표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력 여부,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재정 지원 등 풀어야 할 쟁점이 다수 남아 있었다.
파리 총회에서 마지막까지 남았던 쟁점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차별화였다. 미국은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동등한 법적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개도국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역사적 책임과 경제적 격차에 따른 차별화를 양보하느니 협상을 포기하겠다는 태도로 맞섰다. 이 쟁점은 회의장 주변에 협상이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주장을 굽히며 해소됐다. 선진국에게는 절대적 감축 목표치를 정하도록 하고, 개도국에게는 목표치 도입을 권고하는 차별화를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섭씨 2도 아래에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96개 당사국 모두가 ‘국가결정기여’(NDC)라는 명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스스로 정해 참여하도록 했다.
파리협정의 이런 감축 목표 결정 방식과 선진·개도국 구분 없는 참여는 교토의정서와 가장 차이 나는 부분이다. 교토의정서가 감축 목표 불이행에 대한 제재 규정까지 둔 반면 파리협정에는 이런 규정이 없다. 당사국들에게 유엔에 감축 목표를 제출하는 것까지만 의무 사항으로 하고, 이행 자체는 국제법적 구속을 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파리협정은 대신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이 당사국들의 이행실적을 투명하게 검증해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을 둬서 목표 이행을 압박하도록 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과 경제력에 합당한 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 국가는 국제사회 공동 노력에 무임승차하는 ‘불량국가’로 국제사회 여론 재판정에 서야 한다. 파리협정을 기반으로 한 새기후체제는 지난해부터 본격 출발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눈 떠보니 후진국’
- <한겨레>는 이번 취재에 대통령 전용기를 거부합니다
- 국회 모욕이 일상…“이 XX” “웃기고 있네” 그 대통령에 그 수석
- “전용기 탑승, 개인 윤석열 시혜로 착각 말라” 언론단체 반발
- 이재명, 측근 수사에 “검찰, 훌륭한 소설가 되기 쉽지 않겠다”
- 2850조 갑부 사우디 왕세자, 서울 1박 2200만원짜리 방 보니…
- 해밀톤호텔 이어 ‘각시탈’ 조사…특수본, ‘수사 골든타임’ 까먹는다
- 한국이 일본 포도 ‘루비로망’ 훔쳤다?…“어이없어, 항의는 중국에”
- 무궁화호 탈선 4일 만에 KTX 고장…승객 805명 불편 겪어
- 우주에서 성관계·출산 가능할까?…원숭이로 실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