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학원비 보태려”...대리운전 ‘투잡’ 가장, 만취 차량에 치어 숨져

변덕호 2022. 11. 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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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교통사고 조사. [사진 = 연합뉴스]
어린 두 딸의 학원비라도 벌기 위해 대리운전 ‘투잡’을 뛰던 40대 가장이 만취 운전자가 모든 차량에 치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8일 광주 광산경찰서는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교통섬에 있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위험운전치사)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새벽 3시30분경 광주 광산구 흑선사거리에서 음주 운전하다 보행섬에 있는 40대 남성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74%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B씨는 아내와 슬하에 초등학생 두 딸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원인 B씨는 코로나19로 생계가 힘들어지자 지난해부터 야간에 대리기사로 투잡을 뛰기 시작했다. 가족들을 부양하고, 딸들의 영어·피아노 학원비라도 보태기 위해서였다.

유족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낮에는 자동차 매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면서 아침 9시가 다 돼 퇴근하며 가족들을 책임져왔다. 힘든 티도 안 냈다”며 B씨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날도(사고 당일도) 대리운전을 나갔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평상시 식사도 한 끼 제대로 같 할 시간조차 없었는데 믿을 수 없어 가족들이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은 특히 남겨진 초등학생 딸들이 “엄마한테 ‘아직 아빠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오늘 힘드신가 보다. 언제쯤 오시냐’고 물어보는데 차마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A씨는 ‘보행섬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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