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女아나운서도 이곳에 산다”…평양 ‘찐 부촌’ 어디길래

이상규 2022. 11. 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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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구역, 평천구역, 중구역 부촌
과거 탈북민 심층 인터뷰와 비슷한 결과
북한 대외선전매체 ‘서광’이 2020년 7월 21일 사진으로 소개한 화려한 조명이 감싼 수도 평양 모란봉구역 여명거리의 야경. [사진출처 = 연합뉴스]
서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강남구·서초구를 꼽는 것처럼 북한 평양에서는 모란봉구역과 평천구역, 중구역이 부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시효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전임 연구원과 김성배 숭실대 명예교수, 기정훈 명지대 교수는 9일 학술대회 ‘페이퍼 맵과 디지털 맵을 통해서 본 평양의 변화’에서 모란봉구역과 평천구역, 중구역 등이 평양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라고 평가했다.

이 학술대회는 숭실대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북한도시연구단과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평양학연구센터가 공동주관한 것으로 이들은 국토지리정보원 지리정보시스템(GIS)에 수집된 2015년 12월 기준 자료와 위성사진을 토대로 평양의 구역별, 동별 빈부격차를 분석했다.

19개 구역, 2개군, 1개동으로 구성된 평양에서 세부자료가 확보된 15개 도심 구역만 분석 대상으로 했다.

분석 결과 얼마나 빽빽하게 들어섰는지를 나타내는 건물밀도는 ‘모란봉’ 구역이 1.059로 가장 높았다.

평천구역(0.904), 중구역(0.709), 동대원구역(0.674)이 뒤를 이었다. 이와 달리 도심 외곽의 형제산구역(0.111), 역포구역(0.11305), 대성구역(0.11530), 사동구역(0.13257)은 건물 밀도가 낮았다.

이 전임연구원 등은 “과거 탈북민 심층 인터뷰에서 평양의 잘사는 지역이 ‘중구역-보통강구역-평촌구역-모란봉구역’이라고 밝혔던 것과 유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110회 생일(4월 15일·태양절)을 앞두고 새로 조성된 평양 고급 주택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보통강 강안(강변)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평양 보통강 강안(강변)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에 있는 리춘히(분홍색 상의) 조선중앙TV 아나운서의 새집에서 리춘히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리춘히와 최성원 아나운서, 노동신문 동태관 논설위원 등 체제 선전에 앞장서는 이들에게 새집을 선물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건물 층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평양에서 10층 이상 건물 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중구역이었으며 평천구역, 모란봉구역, 보통강구역이 뒤따랐다.

특히 고층 건물 수 비율이 가장 높은 중구역의 경우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110회 생일인 4월15일(태양절)을 앞두고 준공한 평양고급주택지가 있는 곳이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위원장이 보통강 강변 테라스식 주택구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했다고 전했다.

준공식에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리일환 선전선동비서, 김영환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 리히용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때 김 위원장은 조선중앙TV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리춘히(79)에게 복층 구조의 경루동 7호동 새집을 선물로 줬다.

야간 조도(照度·단위 면적당 주어지는 빛의 양·nanoWatts/㎠/sr)를 보면 중구역(97.94)이 평균 대비 3.8배로 월등히 높았다. 개선문과 청년놀이공원, 야시장, 여명거리가 있는 모란봉구역(60.86), 주체사상탑이 있는 동대원구역(46.55), 부유층이 사는 평천구역(25.15)과 보통강구역(25.14)도 야간 불빛이 강한 지역이었다.

발표자들은 “김정은 정권은 점진적 개혁을 통해 중국식 개혁 개방의 초기 양상을 보여준다”며 “시장의 작동은 절대적 빈곤을 완화하는 기능이 있지만 동시에 북한에서 농촌과 도시 간, 도시 내 중심구역과 주변 간 빈부격차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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