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은 두달째 감소하는데… 기업대출은 13.7조 급증

사진은 서울시내 한 은행영업점 기업고객 창구./사진=뉴시스

대출금리 상승, 집값 하락 등으로 인해 은행권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자금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 대출 문을 두드리면서 기업대출은 10월 기준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9년 6월) 이후 최대 폭으로 늘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10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8217억원으로 전월말대비 6288억원 줄었다.

9월(1조2903억원)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지만 10월 중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했다.

10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94조7533억원으로 전월말대비 1조2718억원 증가했다. 전월(866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줄었지만 집단대출이 늘면서 증가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전월말대비 1조9000억원 감소한 26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은행권 신용대출 최고금리가 8%를 넘어선 데다 올 7월부터 1억원 초과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되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기업대출은 전월말대비 13조7000억원 늘어난 1169조2000억원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발길을 돌린 영향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전월말대비 9조3072억원 증가한 21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대출도 운전자금 수요 지속, 계절요인(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4조3958억원 증가한 95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1000억원 늘어난 44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채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순상환이 지속됐다. 9월 6000억원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 3조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CP(기업어음)·단기사채는 우량물 중심으로 지난달 3조1000억원 순발행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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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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