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파격 비주얼+1인 2역…폭력성의 잔상 ‘크리스마스 캐럴’(종합)[M+현장]

이남경 2022. 11. 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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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제작보고회 사진=㈜디스테이션

‘크리스마스 캐럴’ 박진영이 파격적으로 변신한 가운데 ‘폭력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잔상을 남긴다.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감독 김성수)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 김성수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성수 감독은 “제작사로부터 ‘크리스마스 캐럴’ 원작 제안을 받았다. 주원규 작가님 작품을 좋아했다. 기대를 가지고 원작 소설을 읽었다. 원작은 소년원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한 소년이 괴물이 되어 가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달려가다가 그 소년에게 복수의 기회 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비극이었다”라며 “생각한 결과가 다르기도 해서 처음에는 고사를 했다. 이후에 이미지가 남았다. 주인공이 쌍둥이라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소년이었다. 양쪽에 증명사진처럼 똑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 한 쪽은 통제가 안되는 분노에 가득찬 얼굴을 하고 있고, 한쪽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웃고 싶어서 웃는 게 아닌 서글픈, 되게 아픈 얼굴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았다. 어쩌면 이미지가 내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이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갑자기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얼굴들이라는 것이 결국은 우리 사회 속에서 힘없는 약자들, 피해자들, 어떤 늘 억울한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얼굴이 아니었을까. 화가 나고 웃고 있지만 되게 서글픈 얼굴의 느낌이 들었다. 그 얼굴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그 표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 보여줄 수 있는 표정이었다. 그것에 주안점을 두고 만든 작품이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진영은 “감독님의 영화를 재밌게 봤다. 감독님이 한다는 시나리오가 들어 왔다고 해서 봤다. 사실 감독님 마음처럼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다. 캐릭터를 떠나서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굉장히 야생적인 모습들이 있다 보니까 이게 어떻게 나와질까 하는 두려움과 궁금증이 있었다. 그런데도 생각이 벗어나지 않고 끌리는 지점이 있어서 감독님을 만나고 싶었다. 우연히 만나게 돼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이걸 안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고생을 하더라도 한 번 해보자고 다짐을 하게 됐다. 선배님과 동료님들과 미팅을 하며 확신을 하게 됐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김영민은 “감독님에 대한 믿음, 드라마 ‘구해줘’를 하셨고 나는 ‘구해줘2’를 한 인연도 있다. ‘구해줘2’ 할 때도 ‘구해줘’를 좋아했다. 폭력성에 대해 꽂혔다. 이 폭력이라는 것이 사람을 어떻게 거칠게 만들고 하는지 등에 꽂힌 것 같았다”라고, 김동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끝나고 처음으로 들어온 대본이라 남다르게 읽었다. 일부러 원작 소설을 안보고 읽었다. 원작 소설은 훨씬 더 디테일하고 수위가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이다. 시나리오를 볼 때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으로 하려고 했다. 고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감독님이 믿음을 주셨으니 그것에 보답을 하려고 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송건희는 자훈 역으로 잔혹한 캐릭터로 변신한다. 그는 “소년원 안에서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일진이다. 자훈이의 패거리들을 몰고 다니는 친구이다. 어떤 재벌까지는 아니지만 재력이나 집 안에 뒷배경을 이용해서 정말 사람을 악랄하게 괴롭히는 그런 친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눈빛 연기와 관련해서는 “최대한 얼굴 안에서 악한 모습을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살을 좀 더 빼면 날카롭지 않을까 해서 감량했다. 최대한 자훈이스럽게 생활하려고 했다. 이제는 그렇게 안지낸다”라고 이야기했고, 이를 들은 박진영은 “이제는 (안 그러고 다닌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희상 역을 맡은 허동원은 스틸과 관련해 “딱 봐도 나쁜 X이다”라고 짚었다. 그는 “다 내 손바닥 안에 있었던, 절대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공권력을 내세워서 그 안의 약자를 괴롭히고, 그게 신념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들이 흔히 옆에 접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보기에는 나쁜 사람 같지만 조금 더 절제되어 있고 인간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캐릭터를 준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크리스마스 캐럴’ 제작보고회 사진=㈜디스테이션

‘케미왕’을 뽑는 시간에는 박진영, 허동원, 김성수 감독이 스스로를 꼽았다. 박진영은 “모든 인물과 엮이다 보니까 어느 하나는 걸리지 않았을까. 어떻게든 하나는. 다 만났으니까”라고 털어놨고, 허동원은 “만나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나를 좋아해야 하지 않을까. (극 중에서) 괴롭힘 당하지 않으려면”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은 “이 케미의 핵심은 나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김영민은 탐이 나는 캐릭터가 있음을 고백했다. 바로 박진영이 맡은 일우, 월우. 김영민은 “일우와 월우 역할이 탐났다. 첫 미팅 때 감독님하고 (박진영을) 만났는데 시나리오에서 걸어 나왔다는 말과 어울리게 대본이 너덜너덜했고 인상적이고 멋졌다. 어떻게 준비했을까 생각이 들어서 탐이 났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크리스마스 캐럴’의 포인트는 액션. 그럼에도 박진영, 김영민, 송건희, 허동원은 액션이 무서웠다고 짚었다. 반면 무섭지 않았다고 말한 김성수 감독은 “사실 제일 재밌지 않았나. 다들 즐겼던 것 같은데”라고 의아해 했다.

박진영은 “일단 사전에 만나서 연습을 길게 길게 했었다. 큰 액션신이 있는 공간이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는 공간이어서 서로 합도 길게 길게 맞추고 안 다치려고 안전을 위해서 최대한으로 할 수 있게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런데 무섭긴 했다”라고 털어놨다.

송건희는 “내가 너무 많이 괴롭혀서 내가 맞을까봐 무서웠다”라고 고백, 박진영은 “(송)건희는 최고의 빌런이다. 애들을 시키고 안 싸운다. 다리를 꼬고 본다. 그런 다음에 나는 끌려 간다”라고 설명했다. 송건희는 “그래서 마지막이 무서웠다. 관객 입장으로 너무 무서웠다. 공포감이 어마어마했다. 다음은 나구나”라고 능청스럽게 답변했다.

김동희는 김영민과의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그는 “부딪히는 신이 거의 없어서 상담하러 가서 만나서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영민은 “박진영은 준비와 에너지, 연기력이 너무 좋았고 다른 친구들은 몇 번 못 만나서 다시 만나서 진하게 하고 싶다”라고, 박진영은 “인상쓰지 않고 폭력을 쓰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작품에서, 코미디로 다 만나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유미의 세포들’ ‘악마판사’ 등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다른게 박진영은 ‘크리스마스 캐럴’로 굉장히 짧은 헤어를 소화하며 이전에 본 적 없는 이미지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 작품하고 장르 자체가 달라서 캐릭터가 이렇게 되어 있다 보니까 대본대로 갔다. 머리를 자르는 거도 이미지를 위해 바꿨다기보다 캐릭터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서 분장도, 헤어스타일도 바꿨다”라며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 이 작품을 골랐다거나 그런 느낌보다는 이 캐릭터를 내가 지금 아니면 못해볼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계속 시간이 지나면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나. 지금 아니면 미래에는 못할 것들이 있어서 지금 하고 싶다는 느낌이 팍 왔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유미의 세포들’을 재밌게 보신 분들은 낯설고 적응이 안될 수 있지만, ‘유미의 세포들’ 시즌2를 사랑해주신 것처럼 캐릭터를 사랑해주시면 작품에 몰입해주시지 않을까. 캐릭터가 다를 때의 재미들을 느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관전 포인트도 공유했다.

[자양동(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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