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 감동드라마, 가을야구의 승자…FA 팍팍 안 사면 ‘KS 우승은 꿈’

2022. 11. 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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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영웅들의 가을 감동드라마였다. 한국시리즈 5~6차전서 결국 실책을 빌미로 무너졌다. 그러나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랴. 누구도 포스트시즌서 15차례 뜨거운 승부를 펼칠 것으로 내다보지 않았다.

키움은 포스트시즌 15경기서 8승7패를 기록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명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냉정히 볼 때, 박병호(KT)와 조상우(사회복무요원), 박동원(KIA)이 빠져나갔을 때 포스트시즌에 오를 것이라고 본 사람도 없었다. 한화와 꼴찌 다툼을 할 것이라고 본 사람이 많았다.

실제 이정후와 안우진, 두 초강력 에이스가 없으면 한화보다 전력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 올 �遊� 연봉총액은 고작 56억2500만원. 한국시리즈 파트너 SSG 에이스 김광현 한 명의 연봉 81억원보다도 적었다.

야시엘 푸이그는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야구를 잘 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승리하고 싶은 마음. 간절함”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승리하고 싶은 열망은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들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SSG가 통합우승으로 보여줬다.


키움은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주전 1루수와 좌익수, 지명타자 없이 무한 경쟁체제로 한 시즌을 보냈다. 매년 전력유출이 심하며, ‘강제 리빌딩’을 한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더 극단적이었다. 그럼에도 홍원기 감독은 팀을 하나로 묶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깜짝 활약은 처절한 경쟁체제, 무한 로테이션의 산물이었다. 단기전서 좋은 흐름을 만드는 촉매제가 됐고, 한국시리즈까지 오를 수 있었다. '돈의 가치'를 떠나 '땀의 가치'를 일깨우며 야구 팬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그러나 야구는 과학이며 현실이다. 키움이 포스트시즌서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 파트가 수비다. 유격수 김휘집과 신준우는 1군 주축으로서 첫 시즌을 보냈다. 이렇게 큰 무대가 주는 압박을 대처해본 경험이 없다. 어떻게 보면 저연봉자들의 그늘이자 한계다. 전문 1루수가 없는 현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못했다는 게 아니라, 이런 부분 역시 키움 전력의 현실이라는 의미다.

이정후의 시즌 중 말대로 키움은 지난 10년을 돌아볼 때 두산을 제외하면 가장 가을야구를 많이 치렀고, 또 잘했다. 근래 들어 2017시즌을 제외하면 빠짐없이 ‘반타작’ 이상했다. 그러나 그 반타작에서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 2014년, 2019년, 2022년 준우승이 창단 후 최고 성적이다. 키움보다 늦게 창단한 NC와 KT는 통합우승을 했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다.


태생적으로 고효율-저연봉을 추구하는 구단, 좋게 볼 때 한국의 템파베이 레이스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우승전력을 갖춘 건 아니다. 반 발짝 못 다가가서 아쉬웠던 건, 냉정히 볼 때 실력 격차다. 그리고 그 격차를 메워줄 수 있는 건 돈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 선수들이다.

근래 한국시리즈 우승팀들만 봐도 답이 나온다. 2020년 125억원의 양의지(NC), 2018년 84억원의 최정(SK), 2022년 FA 군단 SSG 등 결국 초고액 연봉자들이 중심을 잡았다. 키움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면 고액 FA 영입이 필요하다. 고액 FA에게 투자하지 않는 현 기조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FA 먹튀가 그렇게 많지 않다. 돈을 많이 받은 선수들이 결국 돈 값을 한다.

더구나 이정후가 2023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로 갈 게 확실하다. 안우진도 군 복무를 위해 언젠가는 자리를 비워야 한다. 2022년의 기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저비용-고효율로는 한계가 있다.

키움의 올해 가을야구 선전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진정한 승자였다. 영원히 기억돼야 한다. 더불어 키움은 이날 오전 홍원기 감독의 3년 14억원 재계약을 전격 발표했다. 염경엽 LG 감독이 과거 이 팀에서 재계약했던 것과 최고 타이기록. 당연한 투자였다. 이제 투자는 선수단으로 이어져야 한다. 화끈하지는 않더라도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 없인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꿈은 요원하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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