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그림자 금융’ 842조 … 잠재위험 4년 새 2배로 커졌다

김주현(왼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회관에서 김광수(〃 네 번째) 전국은행연합회장과 20개 시중은행 은행장이 참석한 간담회를 갖고 금융시장 안정 방안을 설명하면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부동산펀드·PF대출 규모 늘어

2018년 449조보다 87% 급증

자금시장 유동성 위기 심화에

은행장들 “2금융 신용유지 위해

CP·ABCP매입 등 최대한 협조”

금융위-시중은행장 간담회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금융권의 동반 부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비은행권의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4년 사이 2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요구되는 비은행권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뜻한다. 20개 시중은행 은행장들은 자금 시장 경색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 “제2금융권의 신용 유지에 최대한 협조하고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도 나서 시장 안정에 힘을 쏟겠다”고 입을 모았다.

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광수 전국은행연합회장과 은행장들은 “자금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는 등 단기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며 이처럼 말했다.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제2금융권 크레디트라인 유지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5대 시중은행은 10월 한 달간 CP, AB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4조3000억 원 규모, 머니마켓펀드(MMF) 5조9000억 원 규모, 특수은행채(특은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6조5000억 원 규모를 매입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비은행권의 부동산 금융 부실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국내 비은행권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842조3000억 원으로 지난 2018년 말(449조 원)보다 87.3% 급증했다. 비은행권의 △부동산펀드 설정액 △특별자산펀드 설정액 △전업 부동산신탁사 수탁액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PF 유동화 증권 △부동산 PF 채무보증 등이 포함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2018년 78조7000억 원에서 지난 9월 말 138조2000억 원으로 75.6% 늘었다. 전업 부동산신탁사 수탁액도 같은 기간 206조8000억 원에서 386조2000억 원으로 86.8% 늘었다. 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은 2018년 71조3000억 원에서 지난 8월 129조8000억 원으로 82.1% 증가했다.

부동산 PF대출 규모도 2018년 42조3000억 원에서 지난 6월 말 84조 원으로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부동산 PF유동화증권 규모는 같은 기간 24조3000억 원에서 40조 원으로 64.6% 증가했고,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24조6000억 원에서 62조8000억 원으로 2.5배로 커졌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림자 금융 규모 전체가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굉장히 빨리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리스크(위험) 요인”이라며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