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 표기` 北미사일…"지대공을 지대지로 발사해 정확도 감소"(종합)

권오석 2022. 11. 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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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옛 소련 시절에 개발된 `SA-5`(러시아명 `S-200`) 지대공 미사일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항공기 격추용으로 개발된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 미사일로 활용한 것은 우리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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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서 미사일 잔해물 인양해 분석
1960년 당시 소련서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구형 무기 해당
軍 "의도적 도발 명확"…위협도는 낮아 충분히 요격 가능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지난 2일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옛 소련 시절에 개발된 `SA-5`(러시아명 `S-200`) 지대공 미사일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항공기 격추용으로 개발된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 미사일로 활용한 것은 우리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SA-5 미사일 잔해 엔진부 모습. 잔해 일부분에는 러시아어가 적혀 있다. (사진=국방부)
국방부는 9일 “인양된 잔해물은 길이 약 3m·폭 약 2m 정도 됐으며, 형상 및 특징을 볼 때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며 “우리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해군은 수상함구조함 광양함(3500t)을 이용해 지난 4~6일 동해 NLL 이남 동해상에서 잔해물을 찾기 위한 작업을 진행, 지난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했다. 이후 관계기관 합동으로 정밀분석을 진행해왔다.

항공기 격추용으로 개발된 SA-5 미사일은 지대지 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졌으며, 전 세계적으로 북한과 러시아를 비롯해 최소 12개국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러시아도 유사한 지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전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사용한 적이 있다. 1960년대 당시 소련이 개발, 길이 10.7m·직경 0.86m·탄두 중량 217㎏ 정도에 달한다.

방어 목적의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 미사일로 쐈다는 건 우리 측에 대한 도발 의도가 명확하다는 게 군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취재진을 만나 “지대공 미사일을 표적 위로 발사하면 자폭하게 돼 있고, 남쪽으로 발사했기 때문에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이 수거한 장비 잔해에는 러시아로 추정되는 글씨가 표기돼 있었다. 다만 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북한이 쓰고 있는 무기 체계들은 과거 소련으로부터 도입했거나, 지금 개발 중인 것들도 그것(과거에 도입한 것)들을 운영해서 하고 있는 게 전반적인 상황”이라면서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생산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군 당국은 SA-5가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에 비해서는 위협도는 비교적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북한이 집중 발사하고 있는 신형 SRBM 등에 비해 SA-5는 구식 무기에 해당한다. 연료도 고체가 아닌 액체 기반이다. 애초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 미사일로 바꿔 쐈기에 정확도가 떨어져 우리 군이 충분히 요격도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 같은 구형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에 대해선 “최근에 북한이 해왔던 것을 볼 때, 우리에게 혼선을 주거나 내부 수요가 있어서 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들의 신형 미사일 기술이 노출될 위험을 막기 위해 구형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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