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 기적”...‘크리스마스 캐럴’ 박진영→허동원, 황홀한 조합[MK현장]

양소영 2022. 11. 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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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김영민-김동휘-송건희-허동원-김성수 감독(왼쪽부터 차례대로) 사진|유용석 기자

배우 박진영이 1인2역을 맡아 연기 도전에 나선 ‘크리스마스 캐럴’이 올겨울 스크린을 찾는다. 김성수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뭉친 황홀한 연기를 보여줄 배우들이 취향 저격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성수 감독과 배우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이 참석했다.

주원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다. 영화 ‘야수’, OCN 드라마 ‘구해줘’ 등 독보적인 장르물을 만들어온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성수 감독은 “제작사로부터 원작 소설 출연 제안을 받았고 작가님 작품을 좋아했다. 기대감을 가지고 소설을 읽었는데 원작은 소년원이라고 하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한 소년이 괴물이 되어가고 복수를 향해 달려가다가 복수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비극을 다뤘다. 소설 접했을 때는 제가 해온 작품 결과 달랐고 자신이 없어서 고사했다. 그 이후에 이미지가 저에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미지가 주인공이 쌍둥이기 때문에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소년인데, 똑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 한쪽은 통제가 안 된 분노에 가득 찬 얼굴을 하고, 한쪽은 미소 짓고 있는데 서글픈 아픈 얼굴을 하고 있는 이미지가 남아있다. 그 이미지가 발목을 잡았다. 그 이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그게 저에겐 갑자기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얼굴들이라는 것이 결국은 우리 사회 속에서 힘없는 약자들, 피해자들, 억울한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었을까. 화가 나고 웃고 있지만 서글픈 얼굴의 느낌이 들어서 그 얼굴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그 표정에 대한 이야기,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 표정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감독 사진|유용석 기자

또한 김성수 감독은 배우들의 “황홀한 연기”를 예고하며 “선뜻 맡기 어려운 캐릭터라 조심스럽게 제안했는데, 그 어려운 선택에도 다들 되게 열의를 갖고 동참해줬다. 같이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역시 캐스팅은 운명 같더라. 운명적으로 캐릭터와 딱 맞는 배우들이 그런 캐릭터들을 보여줘서 매 순간마다 기적 같았다. 이 영화는 공개됐을 때 여러 이야기가 있겠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심리와 감정 변화 과정과 긴장들이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가장 잘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이야기 속에 꼼꼼하게 찾아가며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 넷플릭스 영화 ‘야차’ 등에서 활약한 박진영은 죽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으로 들어간 쌍둥이 형 일우와 아픔을 간직한 채 크리스마스 아침에 시신으로 발견된 동생 월우를 맡아 1인 2역을 펼친다.

박진영은 1인 2역에 대해 “부담도 있었지만, 부담을 가지기엔 그럴 여유도 없었고 디테일을 잡아가려고 했다. 배려를 많이 해줘서 동생 역할을 다 찍게 해줬고 그 후에 형 역할을 촬영하게 해줘서 배려받으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 연기에 대해 “사전에 만나 연습을 길게 했다. 위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는 합도 길게 맞추고 최대한 안 다치려고 했고, 다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할 수 있게 연습을 많이 했다. 무섭긴 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 캐럴 포스터 사진|디스테이션

여기에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드라마 ‘부부의 세계’ ‘구해줘 2’ 등에서 존재감을 뽐낸 김영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춘사국제영화제 신인남우상 수상한 김동휘, 드라마 ‘SKY 캐슬’ ‘조선로코-녹두전’ 등에 출연한 송건희, 영화 ‘악인전’ ‘특송’ ‘범죄도시’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허동원이 호흡을 맞춘다.

박진영을 비롯해 배우들은 김성수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박진영은 “감독님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감독님이 하는 시나리오가 들어왔다고 해서 봤다. 감독님 마음처럼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왜냐면 캐릭터를 떠나서 이야기가 가진 굉장히 야성적인 모습이 있어서 어떻게 나올지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생각에 남아 감독님을 만나고 싶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 고생하더라도 해보자고 다짐했다. 선배님과 동료 배우들을 만나면서 확신을 가졌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김영민은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감독님이 ‘구해줘1’을 하셨고, 제가 ‘구해줘2’를 했다. 그런 인연도 있었다. 폭력성이라는 것에 꽂혔다. 폭력이 사람들을 어떻게 거칠게 만들고, 저희 안에 숨겨진 폭력성은 무엇인지 꽂혔다”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이어 그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중점을 뒀다. 그게 지나칠 정도의 인간이다. 어떤 선택이나 내가 앞으로 하는 행동에도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다. 선함에 집착적으로 꽂혀있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김동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끝나고 처음에 들어온 대본이다. 남다르게 읽었다. 일부러 원작 소설을 안 보고 시나리오를 먼저 읽었다. 원작 소설은 훨씬 디테일하지만 수위가 심하다. 입에 담지 못할 정도다. 시나리오 볼 때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으로 하려고 했다. 고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감독님이 제게 믿음을 줬으니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송건희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 믿고 시작했다. 이야기들이 잔상이 남았다. 대본을 읽고 기분이 이상하다. 묘하게 기분이 나쁜데, 이야기들이 잔상에 남고 어떻게 하면 세상에 나올지 고민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훈이는 소년원 실세이자 일진이다. 패거리를 몰고다니는 친구다. 재력이나 집안의 뒷배경을 이용해서 사람을 악랄하게 괴롭히는 친구다. 최대한 얼굴 안에서 악한 모습을 찾으려고 했고, 살을 빼면 날카로울 것 같아서 감량했다. 평소에도 자훈이로 생각해보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허동원은 “감독님과 꼭 다시 하고 싶다. 배우에 대한 애정도가 높다는 걸 느꼈다. 한순간도 내버려 두지 않았고, 또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은 작품과 좋은 캐릭터로 만나 뵙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수 감독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휴먼 드라마로 표현하며 “인간적인 아픔과 비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 아픔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작과 다른 점은 소년에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을 주고 싶었다. 단순하게 괴물이 되어버리고 끝나고 싶지 않았고, 영화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었다. 그것이 온전한 희망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이 친구들이 조금 더 발을 딛고 앞으로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결말을 주고 싶어서 각색하면서 그런 부분에 방점을 뒀다”며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12월 7일 개봉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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