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못해볼 연기"…'크리스마스 캐럴' 아이돌 지운 박진영의 파격 변신[종합]

▲ 크리스마스 캐럴. 제공ㅣ엔케이컨텐츠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그룹 갓세븐 멤버 겸 배우 박진영의 파격 변신을 담은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이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나섰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감독 김성수) 제작보고회가 9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과 김성수 감독이 참석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다.

김성수 감독은 "제작사로부터 '크리스마스 캐럴' 원작 제안을 받았다. 원래 주원규 작가님 작품을 좋아해서 기대감을 갖고 원작 소설을 읽었다. 원작은 소년원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한 소년이 괴물이 되어가고, 복수를 하기 위해 달리다가 그 소년에게 복수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비극을 다뤘다. 처음 소설을 접했을 땐 지금까지 해온 작품과도 결이 달라 자신이 없어 고사를 했다. 그 이후에 어떤 이미지가 저한테 남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주인공이 쌍둥이라서 같은 얼굴을 하고있는 소년이었다. 마치 양쪽의 증명사진처럼 한 쪽은 통제가 안되는 분노에 가득찬 얼굴을 하고, 또 다른 쪽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웃고 싶어서웃는 얼굴이 아닌 서글프고 아픈 얼굴을 하는 이미지가 계속 남았다. 어쩌면 그 이미지가 제 발목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며 "그게 저에게는 갑자기 '미안하다'는 마음이 생기더라. 그 얼굴들이 결국 우리 사회 속에서 힘 없는 약자들, 피해자들, 늘 억울한 자리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었을까. 화가나고 웃고 있지만 서글픈 느낌이 들어서 그 얼굴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 보여줄 수 있는 표정이었다. 그것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박진영은 "감독님 영화를 재밌게 봐서 감독님이 하신다는 시나리오가 들어왔다고 해서 봤다. 감독님 마음처럼 처음 읽었을 땐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다. 캐릭터를 떠나서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야생적인 모습들이 있다보니까, 어떻게 나올까 하는 두려움과 궁금증이 있었는데도 계속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끌리는 지점이 있어서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 얘기를 하다보니 안 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생을 하더라도 해보자는 다짐을 했다. 선배님, 동료 배우들 미팅을 하면서 더 확신을 가졌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김영민은 "감독님에 대한 믿음, '구해줘'를 했던 인연도 있다. 시나리오에서는 폭력성에 꽂혔다. 사람들을 어떻게 만들고, 일관되게 폭력성을 가지게 하고, 저희에게 숨겨져 있는 폭력성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착한 사람 컴플렉스에 중점을 뒀다. 그게 지나칠 정도의 인간이다. 선택이나 행동에도 그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선함에 집착적으로 꽂혀있는 인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동휘는 "수학자 끝나고 처음으로 저에게 들어온 책이다. 남다르게 읽었다. 일부러 원작 소설을 안 읽고 시나리오를 읽었다. 원작은 훨씬 디테일하기도 하고 수위가 입에 담지 못할 정도다. 시나리오 볼 때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으로 하려 했다. 저도 고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감독님이 믿음을 주셨으니 나도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성수 감독은 "여기 계신 분들이 선뜻 맡기 어려운 캐릭터들이었다. 저도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다. 오히려 어려운 선택이었음에도 다들 열의를 갖고 동참해주셨다. 일단 같이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역시 캐스팅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가 생각했던 캐릭터들을 보여줬다. 매 순간마다 기적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가 나중에 공개됐을 때 여러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의 매 신마다 등장하는 캐릭터의 감정이 변화하는 과정들이다. 순간의 긴장감들이 이 영화를 즐기는데 가장 좋은 포인트다. 그런 부분을 잘 만들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누며 꼼꼼하게 찾아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박진영은 1인 2역으로 상반된 연기를 해야했던 점에 대해 "변신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인물 두 개를 어떻게 할 지만 생각했다. 부담도 처음에 있었는데, 부담을 갖기엔 그럴 여유도 없었다. 디테일을 계속 잡아나가는 과정을 겪었다. 저에게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동생 역할을 다 찍을 수 있게 해주시고 그 후에 형 역할 분량을 주셔서 정말 배려를 많이 받으며 찍었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 이 작품을 골랐다기 보다는 이 캐릭터를 내가 지금 아니면 못해볼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지금 아니면 미래에는 못할 것들이 있지 않나. 지금 이 시간에 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작품들과 달라진 이미지에 대해 "굉장히 달라진 것처럼 느끼실 줄 몰랐다. 아무래도 '유미의 세포들2'를 잘 봐주신 관객 분들은 낯설고 적응이 안되실 수 있지만, 거기서 제 캐릭터를 사랑해주셨던 것처럼 제가 하는 캐릭터로 봐주신다면 작품에 몰입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지가 다를 때 느껴지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걸 느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김성수 감독은 "소년원을 배경으로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부조리함, 폭력의 여러 모습을 응축해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이 괴물이 돼서 구원받지 못하는 소설이다. 원작과 결정적인 차이는 이 소년에게 한 자락 구원을 주고 싶었다. 단순히 이 소년이 괴물이 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정말 간절하게 영화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었다. 그게 온전한 희망으로 보일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 친구들이 조금이라도 발을 딛고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결말을 주고 싶어서 각색했다"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오는 12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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