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은행이 큰형 노릇 해야" 읍소…흥국 사태엔 "질책 수용"(종합)

강은성 기자 서상혁 기자 김정은 기자 2022. 11. 9. 11: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경제 방파제이자 큰 형…단기자금 불안 해소에 총력"
"급변하는 시장 상황, 적기 대응 가능한 '대안' 마련 주력"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서상혁 김정은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은행의 '공공성과 책임감'을 언급하며 어려운 자금시장에서 은행들이 '큰 형' 역할을 지속해 달라고 읍소했다. 현재 5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민간금융회사가 95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을 치하하면서도 앞으로 자금시장 경색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고 변수가 많은 만큼 은행이 전면에 나서 자금시장 안정화를 꾀해 달라는 주문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최근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 미이행 해프닝과 관련해 당국이 대응이 미흡했다는 질책이 쏟아지자 "시장 상황이 워낙 민감하다보니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항상 플랜B(대안)를 마련해 더욱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경제 방파제이자 큰 형…단기자금 불안 해소에 총력"

9일 오전 김 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개 은행 경영진을 만나 이같은 내용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제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이 없을지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9월 말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지급보증을 거절하면서 촉발된 채권시장의 신뢰 붕괴는 현재까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국내 우량채권의 가치가 급락(채권금리 급등)하고 시장 불안이 극대화되자 지난 10월23일 50조원+알파(α) 규모의 유동성을 긴급 지원해 시장 불안을 잠재우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화펀드(채안펀드)도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민간 대형 금융회사에게 자금 시장 안정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5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95조원 규모의 민간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 현재 시행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 안정화조치로 '급한 불'을 잡아가려는 시점에서 다시금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조기상환(콜옵션)을 미이행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채권시장의 불안이 재차 커졌다. 흥국생명은 이후 시장 안정화를 위해 콜옵션을 이행하기로 하면서 상황은 정리됐지만 자금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내 20개 은행장들과 회동을 갖고 주도적 역할을 주문한 것은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와 금융사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은행권이 최근 단기자금시장·채권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노력을 하고 있고, 지난 1일 발표한 5대 금융지주의 시장안정 지원 계획중 상당부분이 은행권에서 집행되는 등 시장안정에 많은 노력을 해주고 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의 역할에 상응하는 규제 완화 조치도 내놨다. LCR 규제 정상화 유예조치(10월20일), 예대율 규제완화 조치(10월26일)에 이어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도 종전 250%에서 코로나19 당시와 동일하게 100%로 하향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에 어려움이 있으면 적극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이 경제의 방파제이자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중책을 담당할 시기이므로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기업어음(CP), ABCP 등도 매입에 나서는 등 단기자금시장에 대해 은행권이 시장안정 역할을 하겠다"면서 "은행권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기업어음(CP)과 ABCP, 전단채 매입 및 RP 매수, 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급변하는 시장 상황, 적기 대응 가능한 '대안' 마련 주력"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 해프닝과 관련해 "시장 변동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랜B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지적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흥국생명 사례는) 대외환경이 민감한 상황에서 (정책 대응 역시) 정말 민감하고 신중하며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항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앞으로 금융회사의 자금 상황에 매번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관련해선 "시장이 스스로 돌아가게 하는 게 제일 좋다"면서 "현재 상황은 시장이 스스로 돌아가기엔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금융감독원과 함께 매일 시장 자금 동향을 확인하면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흥국생명 사례에) 대응이 미숙하다, 늦다는 이런 얘기들은 조금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esth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