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엿보는 바이오 파운드리 샅바싸움

2022. 11. 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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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두영의 테크비즈리뷰] 바이오 파운드리 시장이 열린다 ②

‘비즈니스리뷰’(Business Review)는 미국 하버드 대학이 잘 한다. ‘테크놀러지리뷰’(Technology Review)는 MIT가 유명하다. 비즈니스는 테크놀러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런데, 테크는 어렵고 비즈니스는 복잡하다. ‘테크놀러지비즈니스리뷰’(Technology Business Review. TBR)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이뉴스24가 새롭게 연재하는 ‘테크비즈리뷰’는 개별 기술이나 제품부터 특정 산업은 물론, 국가 정책이나 세계적인 흐름까지 테크비즈니스의 차원에서 ‘다시 보려는’(Re-View) 시도다. 첫 시리즈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바이오파운드리', 즉 '합성생물학' 기반 산업에 대해 6회에 걸쳐 조망한다. [편집자주]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2022.6.30. [사진=삼성전자]

코로나19는 당장 필요한 의약품을 빠르고 신속하게 확보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나게 보여줬다. 헝겊 조각에 불과했던 마스크를 안정적으로 나눠주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했고, 백신을 먼저 그리고 많이 들여다 놓기 위해 공급을 쥐고 있는 기업들과 굴욕적인 협상을 해야 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바이오 파운드리 시장은 의약 분야에서 먼저 재편되기 시작했다. ‘빅파마’도 오랜 기초연구와 천문학적인 투자만으로 선점의 우위를 지키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빅파마는 신약에서 바이오 파운드리 생태계를 어떻게 주도할 것인가 고민하고, 세계 바이오 기업들은 빅파마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궁리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생태계 차원에서 바이오 파운드리 사업을 전망하기 위해 최근 40~50년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의 생태계 변화를 잠깐 들여다 보자.

지난 80년대 초반부터 반도체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 같던 일본은 80년대 후반 들어 ‘슈퍼 301조’(통상법 301조)나 미일반도체협정 같은 미국의 견제로 파운드리 기반이 서서히 무너졌다. 미국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오프쇼어링(Off-shoring)으로 파운드리 기반을 해외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NEC(일본전기), 도시바, 히다치, 미국에서는 인텔, 모토로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같은 거대 반도체 기업이 파운드리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이전했다. 한국의 삼성과 하이닉스 그리고 대만 TSMC는 바로 이 천우신조(天佑神助) 같은 빈틈에서 세계 최강의 파운드리 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휴대폰이나 자동차 같은 컴퓨터 이외의 새로운 장치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파운드리가 쉴 새 없이 바빠졌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가전제품 수요까지 급증했다.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데 공급이 계속 달리는 것이다.

콧대 높은 공급망을 자랑하던 애플은 반도체가 없어 아이폰 생산을 줄였다. 반도체가 없다고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오죽하면 러시아는 반도체가 모자라 우크라이나 침공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해결방안도 선뜻 보이지 않는다. 한국과 대만만이 가진 첨단 기술과 인력,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대체할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점점 격해지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도 세계적인 반도체 파운드리 생태계를 크게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금지를 명령하면서 반도체가 국가 안보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집권 3기를 시작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내건 중국몽 앞에, 대만을 지키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반도체 파운드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금, 세계적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헤게모니와 바이오 파운드리 헤게모니가 동시에, 또 비슷한 패러다임으로 재편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중국몽(中國夢)이 강대강으로 부딪치면서 국가간 분업체계가 깨지고 자국 우선주의로 돌아서는 것이다.

반도체 파운드리를 들여다 보는 이유는 바이오 파운드리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다. 한국은 과연 바이오 파운드리 전략을 제대로 짜고 있는 걸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바이오 파운드리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국가혁신체계(NIS) 차원에서 정부의 바이오 파운드리 계획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 걸까? ‘기술-제도-조직의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라는 혁신 패러다임은 바이오 파운드리에서 어떤 식으로 작동할 것인가?

/허두영 ㈜메드업 대표 huhh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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