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무선충전'하고 스마트폰으로 도어록 연다..정부 규제개선 착수
정부가 충전 플러그 연결이나 카드 태깅이 필요 없는 전기차 무선 충전을 활성화하고, 스마트폰으로 도어락을 이용하거나 분실물을 탐색하는 등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개선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인천 ㈜선광 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열린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디지털산업 활력 제고 규제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와 거센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기술 변화에 뒤떨어진 법·제도가 걸림돌로 작용하면 안 된다는 인식 아래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정보통신공사협회 등 업계와 지자체 등에서 건의를 받아 12개 개선 과제를 선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전기 모빌리티, 스마트폰 기반 IoT, 반도체 등 디지털 융합 산업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은 충전 플러그 연결이나 카드 태깅이 필요 없어 전기차 보급 촉진의 핵심 기술로 꼽히지만, 지금까지는 무선 충전 용도로 활성화된 주파수가 없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연내 전용 주파수(85kHz)를 공고해 전기차 무선 충전의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다. 또 운영자가 같은 기기를 설치할 때도 매번 '전파응용설비 허가'를 받아야 하는 현행 규제가 비효율적인 점을 고려해 전자파 위험이 낮은 저출력 무선충전 기기부터 단계적으로 제품별 '기기 인증제도'로 전환해 한 번만 인증받아도 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또 초광대역 무선 기술(UWB) 관련 규제 개선에 나선다. UWB 기술은 스마트폰과 결합 시 스마트 도어락 작동이나 분실물 탐색 등 IoT 서비스 확산에 효과적이지만, 그간 항공기·선박 등과 주파수 혼선·간섭 우려로 대역폭 500㎒ 초과 기술은 휴대전화 기기 사용이 제한됐다. 하지만 UWB 이용 기기가 세계적으로 지난해 3억1700만개에서 오는 2030년 18억개로 급증하는 등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주파수 혼·간섭 우려가 있는 장소에 진입할 때 UWB 기능이 자동 차단되는 스마트폰에 UWB의 탑재를 전면 허용한다.
정부는 그간 구리 선 기반으로만 허용했던 시내전화를 새로 설치할 때는 광케이블을 통한 인터넷 전화(VoIP)로도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500억 원 상당의 광대역 통신망 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활용도가 낮아진 공중전화에 대해서는 "긴급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서비스 현황 및 해외 활용 사례를 검토해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자체가 공익목적의 비영리사업을 할 경우 기간통신사업을 등록을 허용하고 △정보통신기술자의 '특급' 인정 문턱을 낮추며 △산업현장에서 특수 용도로 사용하는 소량의 산업용 기자재는 전자파 적합성 평가를 면제하고 △무선국 변경검사 방식을 전수검사에서 표본검사로 개선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의 구내통신 회선 설치기준을 '업무용'에서 '주거용'으로 바꿔 회선 확보 의무를 줄여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 개선을 위해 행정입법의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대부분 내년 1월까지 완료하고, 입법이 필요한 과제는 국회와 협력해 신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산업 규제의 과감하고 신속한 혁파를 통해 산업 현장의 활력을 높이고, 우리나라가 디지털 모범국가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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