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법부, 히잡 시위대 강경 대응 예고…“중형 암시하는 것”

조해영 2022. 11. 9. 11: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히잡 의문사'로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 사법부가 기소된 시위대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예고했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분열을 조장한 이들에게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로 기소된 이들은 2000명 이상으로, 수도 테헤란에서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란 ‘히잡 시위’]

7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이란 영사관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위 참여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히잡 의문사’로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 사법부가 기소된 시위대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예고했다. 지금까지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로 3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분열을 조장한 이들에게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사법부의 입장이 “당국이 기소된 시위자들에게 중형을 내릴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수드 세타예시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대중들은 소란을 부른 소수의 사람을 강경하게 법에 따라 제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의 입장은 6일 이란 국회의원 227명이 사법부에 결단력 있는 대응을 요청하는 성명을 제출한 뒤 나왔다. 현재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로 기소된 이들은 2000명 이상으로, 수도 테헤란에서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페르시아어 방송인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번 사법부의 발언이 “심상치 않다”고 분석했다. 방송은 “사법부가 시위자들에게 저지르지 않은 죄를 씌울 수 있다”며 당국이 ‘분열’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어떤 시위자에게라도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게 붙잡한 뒤 의문사한 사건 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는 현재 8주째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의 사망은 초반에는 이란의 여성인권 문제를 자극했다. 하지만 경제난과 소수민족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시위는 이란 전역의 대다수 국민으로 퍼져 나갔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하고 있다. 이란 활동가들은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321명이 숨진 것으로 본다.

이란 사법부는 아미니 사건을 보도한 기자 2명도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샤르그>의 닐루파르 하메디 기자는 아미니가 경찰에 체포된 뒤 뇌사 상태에 빠진 사실을 보도했고, <함미한>의 엘라헤 모함만디 기자는 아미니의 고향 사케즈에서 열린 그의 장례식을 보도했다. 이들의 혐의는 반체제 선동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