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구단 사령탑 정리 끝, 잠실 라이벌, 유능한 두 지도자만 실업자 됐다[SC포커스]

정현석 2022. 11. 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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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가 요란했다.

대이동이 예상됐던 10개 구단 사령탑.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최고 승률을 거둔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 등 잠실 라이벌 두 팀 사령탑만 감독 실업자가 됐다.

올해로 2년 계약이 끝난 홍원기 감독이 3년을 연장함에 따라 10개 구단의 마지막으로 남았던 사령탑 퍼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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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시작 전 LG 류지현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11/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빈 수레가 요란했다.

대이동이 예상됐던 10개 구단 사령탑. 결국 큰 변화 없이 조용히 마무리 됐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최고 승률을 거둔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 등 잠실 라이벌 두 팀 사령탑만 감독 실업자가 됐다.

위대한 가을여정의 팀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홍원기 감독과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키움히어로즈는 9일(수) 오전 구단 사무실에서 홍원기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4억원에 감독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감독 부임 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홍원기 감독은 임기 2년 차인 올시즌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비록 마지막 무대에서 패했지만 진정한 가을승자는 히어로즈였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뛰어난 리더십과 통솔력을 바탕으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단을 하나로 뭉쳐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어 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홍원기 감독과 재계약하는 것에 대해 구단 내 이견은 없었다"고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사상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한 SSG 김원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재계약을 약속 받았다. 이제는 당당한 우승 감독으로 파격적 재계약 조건을 받아들 차례다.

두산 베어스가 25일 경기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이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25/
염경엽 감독의 LG 코치 시절 모습. 스포츠조선DB

올해로 2년 계약이 끝난 홍원기 감독이 3년을 연장함에 따라 10개 구단의 마지막으로 남았던 사령탑 퍼즐이 맞춰졌다.

거취에 관심이 모아졌던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타 팀 이적이 최종 불발됐다.

통상 시즌 후 하위팀 사령탑 교체가 일반적이지만 올시즌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와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계약기간이 남았다는 이유로 각각 수베로 감독과 서튼 감독을 유임시켰다. 이 결정이 과연 내년 시즌 어떤 발전적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을 모은다.

삼성과 NC는 일찌감치 매를 맞았다. 허삼영 감독과 이동욱 감독이 시즌 중 사퇴했다. 대행을 맡은 박진만, 강인권 감독이 팀을 잘 수습하고 의미 있는 성적으로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은 끝에 불안했던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사령탑에 취임했다.

결국 하위 5개 팀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사령탑은 두산 김태형 감독 뿐이었다. 두산은 프로야구 최고 스타출신 이승엽 감독을 파격 영입해 전혀 다른 색깔로 재도약에 나선다.

상위 5개 팀 중 사령탑 교체는 LG가 유일했다.

2년 계약으로 지난해 LG 사령탑에 오른 류지현 감독은 첫해 72승14무58패(0.554)로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올시즌 87승2무55패(0.613)로 구단 역사상 최고 승률을 찍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업셋 당하며 재계약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 1994년 이후 무려 29년 간 줄곧 트윈스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 처음으로 정든 줄무늬 유니폼을 벗게 됐다. 류중일 감독에 이어 단기전 실패를 끊임 없이 사령탑에게 전가해 희생시키는 LG의 조급증 논란을 야기한 사령탑 교체였다. 과연 2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단기전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분위기를 만들어줬는지, 선수단에 단기전 울렁증을 던진 주체가 과연 감독 책임 만인건지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복기해야 할 때다. 그래야 우승 전력을 물려받은 신임 염경엽 감독도 최후의 무대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윗선에 보여주기 식 허무한 우승 다짐은 단기전 눈덩이 같은 부담으로 돌아올 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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