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이정후 뿌듯” 김광현 고품격…전쟁 중에 한국야구 미래를 봤다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그 선수들 때문에 한국야구가 재미있고, 발전하는 것 같다.”
SSG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2년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를 경험하면서, 야구를 넘어 프로스포츠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팬의 중요성, 나아가 한국야구의 미래 먹거리까지 종종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광현에게도 올해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돌풍을 이끈 안우진과 이정후는 대견스럽다. 사실 SSG가 키움에 고전한 것도 안우진과 이정후 영향이 컸다. 안우진은 이번 한국시리즈 2경기서 평균 자책점 2.08. 이정후는 6경기서 타율 0.259 1홈런 2타점 4득점했다.
이정후가 한국시리즈서 살짝 부진했다. 그래도 정규시즌서 김광현에게 11타수 4안타 타율 0.364 1홈런 4타점 OPS 1.053으로 강했다. 정규시즌 강력한 MVP 후보다. 이정후는 2023시즌 직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게 확실하다. 안우진은 올 시즌을 기점으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됐다.
김광현은 그런 두 사람을 진심으로 격려했고, 치켜세웠다. 7일 한국시리즈 5차전 직후 “나도 물집에 안 잡혀본 게 아니다. 그게 정말 신경 쓰인다. 그렇게 경기 중간에 내려가면 완벽하게 살이 아무는데 10일은 걸린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물집으로 고생했다. 패스트볼을 강하게 챌 때 중지 살갗이 조금씩 떨어져 나갔고, 급기야 한국시리즈 1차전 도중 피까지 났다. 그러나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들어 단 한 경기도 난타당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나름의 완급조절능력을 발휘했고, 집중력도 떨어지지 않고 잘 던졌던 것 같다. 키움에는 안우진과 이정후라는, MVP급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그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것 같다. 그 선수들로 인해 한국야구가 재미있고 발전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광현이 안우진과 이정후를 향해 건넨 이 얘기는, 립서비스가 섞여있다고 해도 상당 부분 진심이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추신수(SSG)는 지난 2월 기자회견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까지도 장담했다. 안우진 역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 양현종(KIA)을 잇는 한국야구 대표 에이스로 올라섰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
다만, 김광현이 같은 선수입장에서 이런 얘기를 꺼낸다는 게 박수 받을 만하다. 상대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치켜세워주는 것이야말로 프로스포츠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품격이다. 김광현은 결국 자신의 격을 높였다. 통합우승팀의 에이스답다.
[김광현(위), 이정후와 안우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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