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박수 받은 '패자'가 또 있었나...홍원기 재계약은 '당연'했다 [SS 포커스]

김동영 2022. 11. 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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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끝내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그리고 키움은 홍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을 안겼다.

키움은 9일 "홍원기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4억원에 감독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0시즌 수석코치를 지낸 후 2021년 1월 2년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의 조건으로 키움의 사령탑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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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홍원기 감독이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SSG와 경기에 앞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키움이 끝내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잘 싸웠지만, SSG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아름다운 패자’가 됐다. 이렇게 많은 박수를 받은 패자가 있었나 싶을 정도. 젊은 선수들이 투혼을 불살랐고,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그 중심에 홍원기(49) 감독이 있다. 그리고 키움은 홍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을 안겼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키움은 9일 “홍원기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4억원에 감독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홍 감독은 “재계약을 결정해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팬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멋진 선수들과 내년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키움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3-4로 졌다.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패퇴. 창단 첫 우승에 도전했다. 정규시즌 1위 SSG를 무던히도 괴롭혔다. 그러나 2승 2패 상황에서 내리 두 판을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키고 말았다.

동시에 홍 감독의 임기도 끝났다. 2022시즌을 끝으로 2년 계약 종료다. 2020시즌 수석코치를 지낸 후 2021년 1월 2년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의 조건으로 키움의 사령탑으로 올라섰다.
키움 홍원기 감독(가운데)이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후 결승타를 때린 전병우를 격려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성과를 냈다. 부임 첫 해 정규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2차전에서 지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2년차인 올해는 정규시즌 3위에 자리했고, KT-LG를 꺾으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얇은 선수층이지만, 요소요소에서 잘 활용하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SSG 김원형 감독이 우승 후 “대단한 팀과 붙었다. 근성이 있고, 독기가 있더라. 정말 쉽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했을 정도다.

사실 김 감독도 올해도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5차전을 앞두고 SSG가 전격적으로 재계약을 약속했다. 조건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재계약 발표부터 했다. 힘을 제대로 실어준 셈이다. 우승까지 했으니 후한 계약이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키움 쪽으로 눈길이 쏠렸다. ‘SSG는 저렇게 나오는데 키움은 왜 잠잠한가’ 하는 시선이 줄을 이었다.

감독 계약은 구단의 권한이다. 천하 명장이라도 구단이 원하지 않으면 그만이기는 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홍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명분’이 부족했다. 2년간 정규리그에서 150승 9무 129패를 기록했다. 승률 0.538이다. 키움 역대 두 번째로 부임 첫 2시즌에서 150승을 만든 사령탑이다. 앞서 염경엽 현 LG 감독이 2013~2014년 합계 150승을 만든 바 있다.
키움 홍원기 감독(왼쪽)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패한 후 SSG 김원형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해는 우승은 고사하고 5강 후보에도 키움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이런 팀을 파이널 무대까지 올렸다. 그만큼 운영을 잘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다.

과거부터 키움은 납득할 수 없는 감독 교체가 적지 않았던 팀이다. ‘이번에도 다른 지도자를 데려오는 것 아니냐’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생겨났다. SSG가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직접 비교도 됐다. 팬들까지 불안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키움은 9일 홍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을 안겼다. 당연한 수순이다. 프로 구단 운영에 ‘연속성’은 중요한 가치다. 팀을 잘 이끌어 한국시리즈까지 올린 감독이다. 그대로 가야 재도전도 가능하다. 바꿀 이유가 없다. 키움이 이번에는 정석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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