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 육아맘 · 알바생… 스타 없이 빛나는 ‘보통사람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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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위로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예능 '싱포골드'에서 소개된 합창단 조아콰이어의 하이라이트 영상(사진)에는 이 같은 내용의 댓글이 다수 달렸다.
지난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싱포골드'는 '쇼 콰이어(Show Choir)', 즉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퍼포먼스 합창단'을 선발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KBS 2TV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이나 JTBC '뜨거운 싱어즈'와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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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싱포골드’ 잔잔한 감동
퍼포먼스로 차별화 ‘오감만족’
“이태원 참사를 위로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예능 ‘싱포골드’에서 소개된 합창단 조아콰이어의 하이라이트 영상(사진)에는 이 같은 내용의 댓글이 다수 달렸다. 그들이 부른 노래는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다. 이태원 참사 이전 녹화됐지만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곳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은 까맣게 잊고 다시 인사할지도 몰라요”라는 가사는 마치 지금의 대한민국의 마음에 발라주는 연고와 같았다.
지난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싱포골드’는 ‘쇼 콰이어(Show Choir)’, 즉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퍼포먼스 합창단’을 선발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KBS 2TV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이나 JTBC ‘뜨거운 싱어즈’와 차별화된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르다. 유명 연예인이 다수 참여했던 기존 합창 프로그램과 달리 은퇴한 회사원, 경력 단절 여성, 아르바이트 학생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비(非)연예인들이 주인공이다. ‘좋은 나라’를 부른 조아콰이어의 경우 부산에 사는 30∼50대 육아맘들의 모임이다. 그들이 무대를 꾸미기 전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로서 아이들이 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좋은 나라를 이뤄갔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아 노래하겠다”고 밝힌 포부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싱포골드’의 키워드는 공감과 화합이다. 경력 단절을 겪은 이들이 모인 은여울 여성 합창단과 70대 단원이 포함된 천안 아마추어 합창단 J콰이어 등 인생의 굴곡을 겪은 이들은 ‘함께 노래 부른다’는 행위를 통해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주고 기꺼이 울타리가 돼준다. 그들의 합창은 TV 밖 시청자들과의 연대로 이어진다. 개개인이 빼어난 절창은 아니지만, 각자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성부를 맡아 빈틈을 메워가듯 시청자들은 각 합창단들의 이야기와 노래에 자신의 속내를 빗대며 공감을 표한다.
이런 감정의 전이는 심사위원도 예외가 아니다. 날 선 비판으로 부족함을 지적하기보다는 각 합창단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는 심사평으로 화합을 강조한다. 방송에서 좀처럼 사생활을 밝히지 않던 가수 박진영은 조아콰이어의 노래가 끝난 후 “아버지가 치매 말기라 저를 못 알아보신다. 만날 때마다 너무 괴로워서 코로나를 핑계로 안 만나도 되는 걸 다행으로 여기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벽해서 좋은 나라를 꿈꿀 필요가 없다면 이 곡이 그렇게 와 닿지 않았을 것”이라며 심사가 아닌 감상평을 내놨다.
연출을 맡은 정익승 PD는 “합창이라는 그릇에 지금 2022년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으로 가는 이 시점에 각자 다른 배경과 사연이 있을 것이고, 무대든 직장이든 거리두기를 통해 사람과의 관계를 잃어갔다. 끝나가는 이 시점에 뭘 가장 보고 싶어 할까,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 같이 모여서 해보자 싶었고, 음악이라는 장르가 그 힘을 갖고 있을 것 같았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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