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FTX] FTX, 바이낸스에 매각 추진…CEO "전체 산업에 이익"

유동성 위기 겪은 FTX, 바이낸스에 매각하는 합의서에 서명
샘 CEO "창펑자오에 고맙다" 갈등설 일축

바이낸스와 FTX의 로고를 합성한 일러스트레이션.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바이낸스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8일(현지시간) 창펑 자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와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Fried) FTX CEO는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CEO가 서명한 합의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합의서다.

FTX의 매각은 최근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코인데스크는 FTX 관계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자금 상당 비중이 FTT로 채워져있다며 재무 상태가 건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FTT는 FTX의 거래소 토큰이다. FTX에서 거래할 시 거래 수수료를 할인 받는 데 주로 쓰인다.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FTX가 FTT를 발행하고, 이를 관계사인 알라메다리서치가 사들여 보유하는 구조가 된다.

FTT가 건전하게 유통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FTX와 알라메다리서치가 재정적으로 지나치게 엮여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에 지난 7일 바이낸스는 FTT 보유량을 전량 매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루나 사태'에서 배웠듯, 사전에 리스크를 관리하는 취지라고 자오 CEO는 밝혔다.

바이낸스의 선언 이후 FTT 투자자들이 연이어 FTT를 시장에 매도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FTT 가격은 3일만에 80% 이상 급락했다.

또 솔라나(SOL), 세럼(SRM) 등 알라메다리서치가 투자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들도 일제히 가격이 하락하며 전체 시장이 흔들렸다.

FTT 가격이 급락하면서 FTX는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 현재 FTX는 가상자산 출금을 일시 중단하고, 바이낸스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단, 미국 법인인 FTX US의 출금은 정상적으로 지원된다.

프리드 CEO는 인수를 적극 검토한 자오 CEO에게 고맙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CZ(자오 CEO)에게 고맙다. (FTX 매각은) 전체 가상자산 산업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언론에서 이번 사태를 바이낸스와 FTX의 경쟁 구도로 표현하는 데 대한 우려도 밝혔다. 그는 "언론에서 두 거래소의 갈등설이 나온 것은 알고 있지만, 바이낸스는 규제당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도 탈중앙화된 세계 경제를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