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늘어난 마약 밀수액에 “불과”…‘전쟁 선포’ 수준도 아니라는 황운하
“현재 마약류 실태가 대통령 나설 만큼 그렇게 심각한 상황인가” 묻기도
사소한 치부 인식 우려한 듯 “강도 높은 검거대책 마련 반드시 필요, 수사 적극적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직업적인 음모론자’로 지칭됐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정부의 마약 단속 집중으로 경찰이 시민 안전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점을 ‘이태원 참사’ 원인의 하나로 주장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만큼 현재의 마약류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발언해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이 지난 9월 관세청에서 받은 마약류 단속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서, 급증하는 마약 밀수 문제 대응을 위해 관련 기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던 것과 상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이태원 참사 원인을 깊게 따지자는 의미에서 경찰의 안전 관리 소홀을 지적하려는 게 황 의원의 의도지만, 전직 경찰청장이라는 점에서 ‘마약류 문제’를 작은 것으로 치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일부에서 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마약 수사가 이태원 참사 배경이라는 건 가짜뉴스이고, 이를 퍼뜨리는 것 자체가 음모론 아니냐는 게 한동훈 장관의 시각인 것 같다’는 진행자 말에 “제가 이야기한 것은 ‘마약 수사가 배경이다, 한 장관이 배후다’ 이런 표현이 아니다”라며 “경찰 수뇌부가 마약에 집중하느라고 마약 단속에 성과를 내느라고, 시민의 안전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큰 원인은 그 참사 현장에 왜 경찰 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며 “경찰을 배치할 권한을 가진 사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시민의 안전보다는 마약 수사에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청장이나 서울경찰청장이 이를 중시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서울경찰청장이나 용산경찰서장이 대통령 인사권에 목을 매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뭘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겠냐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황 의원은 그러면서 “현재의 우리 마약류 실태가 대통령이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만큼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냐”고 의문도 제기했다.
마약류 밀수 적발 금액을 두고 황 의원은 ‘불과’라는 단어도 썼다.
황 의원이 “물론 정책 판단의 영역이긴 한데 불과 어제도 국무조정실장이 그런 답변을 했지만 5년 사이에 불과 5배 늘어난 수준”이라며 “이것을 가지고 대통령이 나서서 또 법무부 장관이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뭔가 의도가 불순해 보인다”고 주장하면서다.
진행자가 ‘5배 증가를 불과라고 표현할 수 있는 건가’라고 묻자, 황 의원은 “5년 사이에 5배 증가가 그렇게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그래요”라고 답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간 적발된 마약류 밀수량은 총 2264㎏이며, 지난해 밀수 적발 금액(4499억원)은 2017년(880억원)의 5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적발된 금액은 총 2조2496억원이며 적발 건수는 3499건이다.
황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자칫 마약류 실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으로 치부될 것을 우려한 듯 “최근에 10대, 20대들이 많이 늘어난 것은 틀림없고”라며 “그 부분에 대해 검찰을 포함해 경찰 마약수사부서에서 선제적 대응방안, 강도 높은 검거대책 단속방안을 마련하는 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마약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던데, 마약 수사는 적극적으로 열심히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며, “왜 마약 수사 국면을 의도적으로 (정부가) 조성하느냐”고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했다.
황 의원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보니 경찰 수뇌부가 여기에만 꽂혀 기동대 투입 등을 별로 생각하지 못했다는 건가’라는 진행자의 확인차 질문에 “그렇다”면서, “마약 (단속에) 투입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마약 단속 인력도 투입하고 기동대 경비인력은 별도로 투입해야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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