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G·NC는 KS 끝나기만 기다렸다···수석코치만 3명, SSG발 대이동
한때 두산은 한국시리즈가 끝날 때마다 술렁거렸다. 사령탑이 교체되는 팀이 해마다 나오는데 두산에 새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용덕(전 한화), 이강철(KT), 김원형 감독(SSG)까지 3명의 코치가 타 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채 한국시리즈를 마지막까지 치렀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명문 구단 두산은 ‘감독 사관학교’라 불렸다.
소문은 이미 다 났는데 발표는 못 하고 한국시리즈가 끝나기를 다른 팀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진풍경은 올해도 벌어졌다. 통합 챔피언 SSG가 ‘수석 사관학교’가 됐다. 무려 3명의 코치가 한꺼번에 타 팀 수석코치로 이동한다. 이대진 불펜코치(48)가 한화로, 전형도 3루 주루코치(51)가 NC로, 김정준 데이터센터장(52)이 LG로 향한다.
해태 왕조의 ‘막내’였던 이대진 코치는 2012년 은퇴 이후 10년 동안 투수코치로 실력을 닦았다. 2017년 김기태 감독이 이끈 KIA가 통합우승할 당시 투수코치였고 이번 SSG에서 불펜코치로서 두번째 우승을 달성한 뒤 수석코치가 되어 떠나게 됐다. 한화에서는 은퇴 직후인 2013년, 김응용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 투수코치로 사실상 지도자 데뷔를 했다. 이후 10년 만에 수석코치로서 다시 한화에 간다.
전형도 코치는 강인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NC의 수석코치를 맡는다. 한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두산에서 뛰고 2001년 은퇴했고 두산과 한화에서 코치 생활을 한 뒤 지난해부터 SSG 코치로 뛰었다. 역시 한화에서 출발해 두산에서 은퇴하고 두산과 한화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포수 출신 강인권 감독과 오랜 인연을 맺어 마음이 잘 맞는 ‘절친’이다. 올해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마무리 하고 정식 사령탑으로 데뷔하게 된 강인권 감독이 1년 선배 전형도 코치와 함께 하고자 요청했다.
김정준 데이터센터장은 LG 수석코치로 간다. 염경엽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뒤 밝혔던 “야구를 놓고 나와 싸울 수 있는 사람, 선수에게는 부드럽지만 내게는 강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김정준 코치다. LG는 김정준 코치의 친정 팀이다. 일찍 현역 생활을 마무리 했지만 LG 선수로 프로 데뷔한 김정준 코치는 은퇴 뒤 전력분석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불리며 SK, 한화에서 전력분석 코치 등으로 활동했다. 염경엽 감독이 추구하는 데이터 분석 야구를 함께 할 수 있는 최적임자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3명의 코치가 수석코치로 ‘승진’해 떠나게 된 것은 SSG의 우승 뒤에 좋은 코치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승 직후, SSG는 내년을 위해 새 코치진 구성을 고민해야 하게 됐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도 이승엽 신임 감독이 지휘하는 두산으로 이동하기로 한 채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SSG는 우승 직후 총 4명의 코치를 다른 팀으로 떠나보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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