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오가는 ‘반신’ 빌런과 정면대결… ‘여성 블랙팬서’의 탄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는 와칸다의 왕이자 블랙 팬서인 티찰라의 죽음 이후를 그린다.
깊은 해저 세계 탈로칸의 지배자로 육지와 바다를 오갈 수 있고, 하늘까지 날 수 있는 반신 네이머는 MCU에 처음 등장해 블랙 팬서와 정면 대결을 펼친다.
전편 '블랙 팬서'가 아프리카 문화를 조명했다면, 이번 영화는 탈로칸을 통해 마야·아즈텍 등 메소아메리카 문명을 재조명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마블 영화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 9일 개봉
와칸다 국왕 티찰라 죽음이후
과학자 여동생,슬픔딛고 활약
아이언맨 후계자도 처음 등장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추모에서 시작해 추모로 끝난다. 전편의 블랙 팬서 티찰라(채드윅 보즈먼)의 ‘부재’를 새롭게 부상한 얼굴들이 나눠 채운다. 와칸다를 수호할 새로운 블랙 팬서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아이언맨을 계승할 아이언하트 리리(도미니크 손), 향후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서 중용될 빌런 네이머(테노치 우에르타 메히아)가 새 얼굴. 마블 특유의 매끈한 서사와 액션으로 새 인물들이 뛰놀 기틀은 닦았지만, 허전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새 얼굴이 옛 얼굴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인피니티 사가가 끝난 후 페이즈4를 시작하며 마블이 안게 된 고질적 문제. 영화는 이 질문에 또다시 물음표를 남기며 페이즈5로 결론을 유보한다.
◇새로운 여성 영웅 슈리와 리리…지상과 수중을 활보하는 네이머
영화는 와칸다의 왕이자 블랙 팬서인 티찰라의 죽음 이후를 그린다. 서방 세계가 비브라늄을 호시탐탐 노리는 가운데, 숨겨져 있던 수중 세계 탈로칸이 와칸다와 정면 충돌한다.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연구실 과학도 슈리가 오빠를 잃은 슬픔을 넘어 새로운 블랙 팬서가 되기까지 과정에 서사를 집중한다. 블랙 팬서 신화를 옛것으로 치부했던 슈리는 어머니 라몬다 여왕(안젤라 바셋)의 원수를 갚기 위한 복수심에 블랙 팬서로 나선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분노보다 관용에 따른 고결한 결정을 통해 진정한 블랙 팬서로 거듭난다.
마블 시리즈에 새롭게 등장한 아이언하트는 영화에서 부수적 역할에 그친다. MIT에 다니는 19세 천재 소녀로서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주지만, 자동으로 입고 벗을 수 있는 슈트로 우주까지 활보할 수 있었던 1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을 본 관객들이 다시 딱딱한 로봇으로 퇴보한 아이언하트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진 의문이다.
깊은 해저 세계 탈로칸의 지배자로 육지와 바다를 오갈 수 있고, 하늘까지 날 수 있는 반신 네이머는 MCU에 처음 등장해 블랙 팬서와 정면 대결을 펼친다. 네이머는 폐쇄적 국가의 수호자란 점에서 블랙 팬서와 닮았지만, 수면 바깥 지상 세계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있단 점에서 다르다. 그는 영화 초반 비브라늄 갑옷을 주먹으로 깨뜨리는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주지만, ‘사우나’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들키며 맥없이 무너진다. 16세기부터 500여 년간 지상 세계와 담쌓고 탈로칸을 평화롭게 다스린 네이머가 자신의 영토에 있는 비브라늄을 채굴하려고 한다는 사실만으로 지상 세계를 ‘쓸어버려야겠다’고 마음먹는 대목은 설득력이 약하다.
◇아프리카에 이어 메소아메리카 문명 재조명
전편 ‘블랙 팬서’가 아프리카 문화를 조명했다면, 이번 영화는 탈로칸을 통해 마야·아즈텍 등 메소아메리카 문명을 재조명한다. 코와 귀에 비취 장신구를 뚫은 네이머의 외양은 마야 문명을 연상시키고, 서로 머리를 맞댄 뱀 문양의 목걸이는 아즈텍 문명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 폐쇄적인 면이 닮은 와칸다와 탈로칸은 여러모로 거울 같은 사회. 뉴욕 맨해튼이 연상되는 지상 도시 와칸다에 비해 심해 도시 탈로칸은 어두운 톤에 몽환적 분위기를 풍기며 수중 세계의 환상성이 강조된다.
전편에 이어 아프리칸 아메리칸으로서 정체성을 강하게 의식한다. 미국을 포함한 지상 세계를 정복하려는 네이머를 블랙 팬서가 막았다는 설정은 흑인의 땅 와칸다가 백인이 주축인 서구 세계의 구원자로 작용한 셈이 된다. 미국에서 살며 ‘뿌리 없는 딸’로 칭해졌던 리리는 자신의 뿌리인 아프리카 대륙 와칸다에서 아이언하트 슈트를 완성하며 영웅으로서 시작을 알린다. 새로운 블랙 팬서가 여성인 점을 비롯해 여성 캐릭터들은 적극적인 반면, 몇 없는 남성 캐릭터는 그마저도 고립된 느낌을 준다.
◇와칸다 포에버?…채드윅 보즈먼 포에버!
전편에서 티찰라 역을 맡았던 채드윅 보즈먼에 대한 추모 분위기로 영화는 최근 MCU 영화 중 가장 진중하다. 아프리카 특유의 성대한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한 영화는 슈리가 상복을 태우며 비로소 오빠인 티찰라를 떠나보내는 장면을 말미에 내보내며 애도를 이어간다. 오프닝 영상은 티찰라가 MCU 영화에서 활약했던 모습을 담았다. 영화의 마지막 쿠키 영상은 티찰라가 여전히 이 시리즈에서 존재감을 이어갈 것임을 암시한다. 9일 개봉.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풍산개 2마리 이미 양산 떠났다…‘쿨하게 처리’ 밝힌지 하루만
- 이혼 절차중 남편이 전처와 잠자리…오은영 “외도 맞다”
- 김대기 “‘尹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사무실에 있었다”
- 경호처가 김건희 여사 ‘사적 이사’에 동원? “정당한 업무” 반박
- 대통령실 참모 ‘웃기고 있네’ 메모에 국감장 술렁…김은혜 “죄송”
- [속보] 檢,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자택 압수수색...민주당사 내 사무실은 진입 못해
- 대출금리 7%시대…120만명 세금 제하면 원리금도 못 갚아
- 일생에 단 한번…국내서 개기월식·천왕성 엄폐 동시 관측
- 윤지오 “나는 공익제보자, 얼마나 잘 사는지 보여줄 것”
- [단독]혜리, ‘놀토’ PD와 재회해 예능 재개…내년 tvN 론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