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플라스틱 간접 섭취한 참조기, 소화효소 활성 39%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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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더 이상 오염시키지 말자는 해양 생태계 보존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참조기의 소화 기능이 해양 먹이 사슬에서 흡수된 나노플라스틱의 간접 노출로 인해 저해될 수 있음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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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
- 안윤주 건국대 교수팀 확인… 국제학술지에 게재
형광의 190㎚ 둥근 폴리스티렌
오염시킨 물속서 플랑크톤 배양
갑각류 준뒤 다시 참조기에 제공
장관 벽 손상·소화기능 저해 확인
정량화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 규명
바다를 더 이상 오염시키지 말자는 해양 생태계 보존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간이 마구 버리는 플라스틱 소재 생활 쓰레기와 산업 폐기물들이 잘게 쪼개져 눈에 보이지도 않는 ‘나노(nano) 플라스틱’으로 생선에 흡수돼 최종적으로 식탁에까지 오르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 미만 크기의 미세·나노플라스틱 오염 농도가 누적되면 사람을 포함한 해양 생물의 치명적 위험요소로 변신한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결국 인간의 소화기관 속에 축적되면서 건강을 해치는 ‘자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어리석은 모순이다. 그동안 해양 먹이 사슬의 이 같은 악순환이 바닷속 생태계의 자연적인 영양 단계를 통해 순차적으로 포식자 생물에게 전이된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그 영향까지 평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보고돼왔다. 기존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생태 독성 연구는 주로 실험하기 쉬운 모델 생물 종을 위주로 환경과 사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사람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용되는 생선류의 경우 소비율이 높은 어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더더욱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참조기의 소화 기능이 해양 먹이 사슬에서 흡수된 나노플라스틱의 간접 노출로 인해 저해될 수 있음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안윤주 건국대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리아 석·박사통합과정)이 가장 흔한 식자원인 참조기를 대상으로 나노플라스틱 간접 노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나노플라스틱이 먹이 망을 통해 전이되며 소화효소 활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이를 정량화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나노플라스틱을 간접 섭취한 해양 생물에 나타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형광 현상을 일으키는 지름 190나노미터(㎚)의 둥근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을 오염시킨 환경에 미세 조류(식물성 플랑크톤)를 배양한 뒤 이를 먹이로 섭취한 소형 갑각류를 참조기에 제공했다. 이후 형광 물질을 식별할 수 있는 형광 현미경으로 참조기의 소화관 내를 관찰한 결과, 나노플라스틱이 참조기에 전이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4시간 뒤에도 소화관 내에서 나노플라스틱이 관찰됐다.
나아가 나노플라스틱은 미세 조류, 소형 갑각류, 참조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 조류가 나노플라스틱에 오염된 이후 소형 갑각류가 이를 섭취할 경우 장관 벽이 손상됐다. 이는 나노플라스틱이 타 해양생물에 간접적으로 노출될 때 그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소화효소인 알파 아밀라아제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일반 참조기 대조군보다 소화 효소의 활성이 39% 감소해 소화 기능이 저해됨을 정량적으로도 확인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플라스틱이 유발하는 독성을 소화 기능 저해로 정량화해 직관적으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해양 생태계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이 영양 단계를 거쳐 사람이 섭취하는 식량 자원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연구계획에 대해 “생태 독성학을 통해 미세 플라스틱을 포함한 환경오염 물질이 생태 수용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다양한 레벨에서 진단하고, 우리 연구실의 특장점인 다종 분석(Multi-species assay)을 확대 적용해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규명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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