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 life : 수원 삼성 블루윙즈 정승원

서울문화사 2022. 11.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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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심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나태해지지 않도록 이끌어주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만든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 정승원 선수는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선수로서 활동 8년 차다. 그의 꿈은 국가대표다. 월드컵 경기 진출을 목표로 매번 한계를 뛰어넘으며 치열하게 맞서 싸운다. 꿈으로 향하는 길은 험하지만 경쟁이라는 성장 동력이 있어 든든하다.


우리는 결국 공으로 회귀한다. 둥근 축구공은 어디로든 굴러가고 누구나 굴릴 수 있다. 축구 얘기를 할 때면 우리는 잠시 괴로움을 잊는다. 축구팀에 대해 떠들다 보면 하락한 주식, 상승한 물가, 남의 집 살이, 취업난, 슬픔, 절망 언저리에 있는 문제들을 우리 삶에서 아주 잠깐 떼어놓을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축구를 이야기하게 된다. 누구나 ‘맨유’를 비난하고, 누구나 ‘나폴리’를 칭송할 수 있다. 축구는 계급이 없고, 경계가 없으며 모두에게 열려 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는 다시 축구를 생각한다. 우리가 축구를 얘기할 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가장 사랑하는 축구 팬을 만나고, 축구를 시작해서 인생이 달라진 사람, 프로리그에서 선수로 활약하는 사람, 축구로 먹고사는 사람을 만났다. 그들 모두 축구를 사랑한다 말했다.

정승원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미드필더다. 통산 29경기를 치렀으며 빠른 스피드와 활발한 활동량이 강점이다. 현재 오른쪽 윙어 포지션이다.

결과가 승패를 좌우하는 일에는 경쟁이 존재한다. 밤을 새며 체력과 정신을 쏟아낸 후 맞이하는 승부는 어떤 것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그렇게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성취하기 위해 경쟁하며 싸우고 목표를 세워 정진한다. 일하며 느끼는 경쟁심은 스포츠 경기도 동일하다. 행복이 뒷받침한다는 점도 같다. 다른 점은 승패 결과를 대중에게 알리느냐 마느냐다. 스포츠 경기에서 보인 퍼포먼스는 대중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얻는다. 긍정이든 부정의 내용이든. 그에 따른 압박을 잘 다루는 것도 능력이다.

텔레비전으로 축구 경기를 시청하면 경쟁의 열기에 흥분됐고, 선수가 골대를 향해 공을 때릴 땐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짜릿했다. 하지만 경기를 쥐고 흔들어야 하고, 승패의 심판대에 올라 있는 선수 입장은 어떨까. 우리가 느끼는 것과 얼마나 다를까? 심판대는 얼마나 차갑고 싸늘할까? 창공으로 퍼지는 함성을 들으며 경기장을 내달리는 기분은 새처럼 자유로울까? 수원 삼성 블루윙즈 ‘정승원’ 선수에게 물었다. “팬데믹을 겪으며 팬들의 함성이 얼마나 중요하고, 경기의 승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확실히 응원 함성의 유무에 따라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져요. 경기장을 달릴 때의 감정은 절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워낙 거대한 구단인 데다 팬덤이 탄탄해 성장 동력이 되어주지만 부담감으로 다가올 때가 많죠. 구단 선수로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니까.”

정승원 선수가 어릴 때부터 그의 가족은 축구에 진심이었다. 친형은 초등학교 때까지 축구 선수였고, 아버지는 주말마다 조기 축구회로 출석했다. 정승원 선수는 종종 아버지를 따라 나섰고, 자연스럽게 축구공과 친해졌다. 학교 축구단까지 들어간 그가 축구 선수의 꿈을 확고히 다지기 시작한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박지성 선수. 그가 준 감동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국민, 그리고 어린 정승원에게도 전달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박지성 선수를 보고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어요. 시간이 갈수록 박지성 선수처럼 유명하고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었죠.”

그 꿈은 그를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선수의 길로 안내했다. 축구 선수로서 성장하고 단계를 오를수록 그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갔다. “프로 선수가 돼서 좋았지만, 기존 프로 선수 형님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며 경기에 임해야 했기 때문에 벽이 느껴졌고 힘들었어요. 아마 모든 프로 선수들이 저와 똑같은 감정을 느낄 거예요.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경험에서 큰 차이를 보이거든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가 말하는 좋은 선수란 실력, 인성, 빠른 적응 능력, 이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이라고 했다. “처음 프로 구단에 들어가면 잘하는 사람이 태반이에요. 하지만 다 함께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으면 안 돼요. 개인으로서 굳게 지켜야 하는 가치는 실력적인 면 외의 것들이죠. 배워야 할 게 아직 너무 많아요.”

K리그 출전 모습.


K리그 출전 모습.

정승원 선수 나이는 이제 2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어제 슈퍼매치 경기를 하고 왔다는 말을 하며 한숨을 푹 내쉬던 정승원 선수. K리그 슈퍼매치가 얼마나 중요하고 치열한 경기인지 열띠게 설명했다.

“축구를 잘 이해하는 분들은 슈퍼매치가 어떤 경기인지 아실 거예요. 정말 치열하고 선수들의 게이지를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하는 경기죠. 몸싸움도 과격하고요. 다른 모든 경기도 마찬가지지만, 슈퍼매치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해요.” 흥분하며 말하는 정승원 선수에게서 열정이 느껴졌고, 정신과 육체의 소모가 엄청날 것으로 보였다. “이번 K리그 시즌의 모든 경기에서 최대한 승리해 우리 팀이 강등권을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들 거예요. 그리고 경기에 임할 땐 패배하면 아쉽지만 다음 경기에서 이기자는 생각을 해요. 우승하면 또 좋은 기분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죠. 이 과정의 연속이에요.” 뛰고 넘어지며, 요동치는 감정과 기분에 휩쓸리지 않으려 심지를 굳혀가면서 자신을 존경하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가는 축구 선수에게 유일한 낙은 무엇일까? “저는 회복이 필요하면 카페로 향해요. 요즘은 집에서 핸드드립 커피 만들어 마시는 재미에 빠졌죠.”

정승원 선수가 꾸준히 말하는 목표는 한 가지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 “세계적 무대에 출전하고 싶어요.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월드컵에 반드시 도전할 거예요.”

Editor  : 정소진  |   Photography  :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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