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고민 多"..'소방서 옆 경찰서' 故이힘찬 PD 동료 증언[종합2]

안윤지 기자 2022. 11. 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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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윤지 기자]
/사진제공=SBS
SBS 새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극본 민지은, 연출 신경수) 제작 PD였던 고(故) 이힘찬이 사망했다. 고 이힘찬 PD 사망사건 대책위는 진상조사 보고서를 통해 안타까운 동료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SBS 자회사 스튜디오S 고(故) 이힘찬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월 30일 '소방서 옆 경찰서'의 제작총괄로 일했던 이힘찬 PD가 "모든 것이 버겁다"란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12년 4월 SBS 제작운영팀에 입사 후 2013년 4월부터 재무팀 근무, 2017년 5월 드라마운영팀 전보, 2018년부터 프로듀서로 직무 변경됐다. 이후 2018년 11월 '사의 찬미', 2019년 5월 '초면에 사랑합니다', 2020년 3월 '아무도 모른다' 등 드라마 PD로 활동했다. 약 10년간 스튜디오 S 소속 PD로 일한 고인이 갑작스럽게 비극적으로 사망해 충격을 안겼다. 이에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유족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및 SBS본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민주노총법률원 등이 대책위원회를 마련, 사망 원인 규명 보고서가 공개됐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고인의 사망 원인은 고강도 업무와 예산 압박, 업무 현장 돌발 상황 등이었다. '소방서 옆 경찰서'는 범인 잡는 경찰과 화재 잡는 소방의 공동대응 현장일지를 그린다. 매회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불을 피우고 줄이는 만큼 큰 규모의 드라마로 제작됐다. 이뿐만 아니라 고인은 예산 및 업무 현장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에 늘 대비해야 했기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다.

보고서에는 사망 원인과 더불어 유족 및 동료들의 증언이 담겨있었다. 동료1은 "고인이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매일 생각하게 된다. 자존심과 자존감으로 보면 같은 부서 사람들 중에서 고인이 가장 높았고 강한 사람이었다. 소식 접하고 다들 현실감이 없었고 장례식장 가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었을 정도였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PD 일을 해오며 분명 힘들고 스트레스 받았을텐데 그걸 지금까지 표현하지 않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사진제공=SBS
동료 6은 "2021년 11월 중순경 '소방서 옆 경찰서'에 합류했을 때 고인은 많은 걸 가르쳐주고 도와줬다. 처음 봤을 땐 매우 활기찬 모습이었으나 촬영 들어가면서부터 표정이 안 좋아졌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동료7은 "'소방서 옆 경찰서' 투입 초기 고인은 '일을 너무 쉬어 힘들었다. 빨리 작품하고 싶다. 내 목표는 상업적으로 성공시키는 거다'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매우 밝은 사람인데 만난지 불과 4개월 만에 그런 선택을 한 게 다른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치 않는다"고 단언했다.

촬영장에서 일을 함께 한 또 다른 동료는 "대본 상 아파트 화재신은 규모가 작은 사고다. 더 위험한 신을 찍을 땐 시간에 쫓겨 안전장치도 없이 어떻게 하지란 생각이 들었다. 고 이힘찬 PD도 동감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게 찍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볼게'라고 답했고 이틀 후 사망했다"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스튜디오S 측은 고인과 유족들을 만나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 프로그램 사전 제작기간은 담당 연출자와 프로듀서의 의견을 반영해 첫 방영일로부터 최소 6개월 이상 12개월 내 범위 안에서 정한다. ▲ 프로그램 제작 투입시 회사차원의 직무 스트레스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한다. ▲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고 최소 휴식 시간을 의무적으로 보장한다. ▲ 현장에서 많은 혼선과 갈등으로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노동시간 운영 관련 회사 차원의 '52시간 공통 운영지침'을 명확히 수립하고 안전한 제작 현장 운용을 위해 '현장 안전관리 지침'을 수립해 시행한다 등이다.

정형택 SBS본부장은 "우리 일터에서 소중한 동료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조합원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 유가족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라며 "유족이 바라는 건 고인이 자랑스러워했던 SBS 일터가 노동권이 보장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고인의 동료들이 현장에서 고충이나 어려움을 이유로 좌절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게 할 수 있도록 노조 차원으로 제도를 마련하는 거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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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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